적십자 동구지구협 지원… 한글교실서 만나 육아고민 함께 해결

20일 봉무공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가을운동회'에서 이주결혼여성들이 대형 공을 굴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20일 오전 대구 동구 봉무공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가을운동회'에는 대구 동구지역에서 다문화 가족을 이룬 부부 40쌍과 가족들이 참가했다.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대구로 시집 온 이주결혼여성들과 시어머니, 그리고 자식까지 3대가 모인 운동회였다.

참가자들은 홍팀, 청팀으로 나눠졌다. 4각 5인 달리기, 단체줄넘기 등 팀끼리 협동하는 경기위주로 운동경기가 펼쳐졌다.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형형색색의 '응원수술'을 흔들며 자기 팀을 응원했다. 기온 30도, 햇볕까지 강했지만 모인 참가자들은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운동회의 모든 준비는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동구지구 협의회가 맡았다. 적십자사에서 모든 프로그램을 짜고, 간식과 점심식사까지 준비했다.

동구지구 협의회와 다문화가정은 동촌종합사회복지관 '한글교실'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말이 서툴러 복지관을 찾은 이주결혼여성들이었지만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았다. 여성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나이여서 '육아'도 서툴렀다.

사정을 들은 동구지구 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은 한글교실이 열릴 때마다 복지관에 들러 일일 '보모'가 됐다.

이날 운동회에서도 친정엄마역할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은 이주여성과 가족들이 운동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돌봤다. 몇몇 봉사자들은 이주여성의 시어머니와 남편의 옆에 앉아 수다도 떨었다.

캐트마린(31·캄보디아)씨는 "수업 때 마다 엄마(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셔서 큰 도움이 돼요. 오늘 운동회도 엄마 때문에 딸 걱정 안하고 있어요. 꼭 진짜 친정 엄마 같아요. 그래서 엄마들이랑 함께 하는 행사는 마음 편하게 나올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