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 사무총장

"세계적인 모발이식 기술을 중심으로 대구를 뷰티·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만들면 가능성 있습니다."

"제조업을 서비스화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과는 다른 '우리들 기업'을 만들어 복지사회를 대비해야 합니다."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박광길(60) 사무총장의 머리에서는 대구와 경북을 발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온다.

지난 2008년 대구시 신기술산업본부장을 마지막으로 30년의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 그를 주위에서 가만두지 않는다.

그의 넘치는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9월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에게서 대구와 경북의 공동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구상, 과거의 경험 등을 들어본다. - 편집자 -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가 무엇인지부터 소개를 부탁합니다.

"정부는 전국을 7개 광역권으로 나눠 권역별로 특화된 발전계획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권역별 광역경제발전위원회인데 대구 경북은 지난 해 6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범했습니다. 공동위원장은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이고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한 15명으로 구성됩니다. 자문단으로 교수와 전문가 등 60명이 위촉돼 있고 지역내 35개 기관이 참여하는 유관단체협의회도 구성돼 있습니다. 위원회가 하는 일은 2020년 대경권 발전 미래상을 정립하기 위해 각종 세미나·포럼을 개최하고 경제정책을 수립하며 연계협력사업을 발굴하는 등의 일을 합니다."

-기존의 경북도나 대구시 행정단위에서도 경제통합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는데 굳이 이런 위원회가 필요합니까?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금까지 경제통합사무국을 두어 이같은 사업을 전국에서 가장 활발히 추진해왔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권역별로 특화된 것이 있으면 국경까지 무시하고 이웃나라들끼리 협력하는 것이 지금의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면에서 많이 늦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광역단체들이 함께 사업을 추진해야 유리한 사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북도와 강원도가 두 지역을 3~4일간 경비행기로 둘러보는 관광상품 개발에 함께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구상하고 두 지역의 공동사업으로 추진토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위원회의 할 일입니다. 또 광역단체간 산업 인프라 및 네트워크 구축, 다른 지역이 안 하는 사업 발굴 등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대경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구상되고 있습니까?

"일본·중국과의 교류, 물산업 광역클러스터 구축,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 등을 발굴해 추진하려고 하고 영남권 신공항 유치, 2015년 세계 물 포럼 유치 등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대구의 경우 의료·뷰티관광 사업이 전망이 있습니다. 실제로 모발이식의 경우 대구의 수준이 세계적입니다. 현재 여성들의 경우 신체적 고민으로 모발이식을 위해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대구 관광을 하면서 이식을 받고 가는 것이지요. 성형수술 등 각종 미용관련 기술도 관광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여러 언론 기고를 통해 물산업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하시는데 이 분야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물을 육지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물산업의 핵심입니다. 중국의 경우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물의 중요성이 엄청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장폐수를 재처리해 사용하기 위한 고도 정수처리기술, 이와 관련된 제품의 발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한국에 진출한 업체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대전, 춘천 등이 먹는물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우리는 물의 재활용 분야를 산업화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대구시와 경북도가 한방산업이 지역 발전의 돌파구라며 그렇게 열심히 추진하더니 지금은 용두사미격이 됐습니다. 위원회의 사업도 이런 식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바로 그런 점이 위원회의 존립 이유입니다. 시·도지사가 바뀌어도 광역사업들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도록 하는 일을 우리가 합니다."

-총장님이 이 위원회에 영입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대구시 신기술산업본부장을 맡았었고 퇴임 후에는 대구대 교수, 경북도 경제과학정책보좌관을 맡으면서 4개 기업의 기술 및 경영고문을 지낸 적이 있는데 이런 경험을 되살리고 또 제가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파견근무(그는 이 기관 최초의 외국인 근무자였다)하고 돌아와 한국에 소방방재청을 만들게 된 경험 등을 살려 보라고 한 것 같습니다."

그는 "공무원 근무 때나 지금이나 하고 꼭 싶은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제조업의 서비스화', '커뮤니티 비즈니스' 두 가지다.

"첨단산업은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조업을 서비스화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예를 들어 웅진코웨이라는 회사는 정수기 제조업체이지만 사실은 서비스업체입니다. 정수기 판매보다는 임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지요. 지역에 홍삼제조기 업체가 있다고 합시다. 이 기계를 팔아서 수익을 내려고 하지 말고 홍삼이나 마, 채소 등을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도록 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도 경북은 원료를 공급하고 제조는 대구 업체들이 하면서 서울로 나아가 세계시장을 내다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 대해서도 그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을 했다.

"국가에서 현재 복지나 사회적 사업을 무료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들이 학교 등하교 도우미 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이런 인력을 공급하면서 약간의 수익도 낼 수 있는 기업들을 많이 만들면 됩니다. 다문화 사업, 독거노인 돌봄사업 등에도 이런 기업이 필요한 분야는 무수히 많습니다. 일본에는 이런 기업이 잘 되고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가 이런 사업을 올해내로 착수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후배 공무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공무원은 시대의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 합니다. 저의 모든 아이디어는 책에서 나옵니다. 책을 읽으면 정말 미래가 보입니다."

주요이력

▶출생 및 학력

1949년 대구 출생

1968년 계성고 졸업

1973~1976년 영남대 경제학과 재학

1982~1985 방송통신대 학사학위 취득

1985~1987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교통관리학과 석사취득

▶경력

1979~1982 경주시, 경북도 근무

1981~2006 내무부, 행자부, 소방방재청(7급~3급)

2000~2002 미국연방재난관리청(서기관)

2006~2008 대구시과학진흥실장, 신기술산업본부장

2008~2009 대구대 공대 초빙교수, ㈜미리넷솔라 기술고문, ㈜위니텍 외 2개 업체 경영고문

2009.9~현재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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