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감독들의 고민 중 하나가 선수들의 섹스 문제다. 선수들에게 섹스를 허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심사숙고를 거듭한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땐 대부분의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금욕령을 내렸다. 브라질의 자갈로 감독은 선수들의 부인이나 애인이 프랑스로 오는 것조차 말렸다. 그러나 섹스에 관대했던 프랑스에 3대 0으로 제압당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선 성적이 좋으면 부인이나 애인을 숙소로 초청해 잠자리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처럼 선수들의 섹스가 논란이 되는 것은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섹스를 금지하는 쪽은 한 차례 섹스 운동량이 400m를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으며 또 소모된 정액과 칼로리가 완전 회복되려면 3일 가량 걸린다는 것. 즉 섹스로 인한 체력소모로 집중력과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섹스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섹스로 수면에 방해가 되었다면 다음날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일찍 숙면을 취했다면 경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경기 중 섹스를 용인하는 쪽은 섹스가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는 주장이다. 금욕은 초조와 불안을 유발하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 또 섹스때 분비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선수의 심리상태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유도해 오히려 섹스가 경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난 1979년 월드컵에서 부인들을 격리시키지 않았던 독일과 네덜란드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합방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서 4강까지 오른 불가리아는 외박뿐만 아니라 음주까지 허용했다. 프랑스, 독일,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유럽 대표팀의 전지훈련에 선수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가족동반을 허용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와 맞붙는 아르헨티나는 선수들에게 섹스를 허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단 반드시 부인이나 애인이어야 하고 술을 병행해서는 안된다는 단서를 붙였다. 아르헨티나는 80년대 축구황금기때도 섹스에 관한한 선수들에게 관대했다. 이번에도 '합방효과'를 보게 될 지? 우리로선 역효과를 바랄 뿐….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