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은 지역 식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겨울에는 '과메기 전도사'로, 여름에는 '포항물회 전도사'로 나선다. 역대로 지역 특산식품을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이만큼 애쓰는 시장도 없었다. 그랬던 박시장이 이번에는 '포항막걸리'를 새로 개발했다. 1년여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다. 마침내 지난 4월 초 포항막걸리를 완성, 시음회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포항지역 음식점들도 적극 호응했다.

포항막걸리 '영일만 친구'는 최백호 작사·작곡·노래 "갈매기 나래 위에/시를 적어 띄우는//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수평선까지 달려나가는//돛을 높이 올리자/거친 바다를 달려라/영일만 친구야"라는 노래 제목과 같다. 포항 상징 노래 제목과 포항 상징 막걸리 이름을 같이 한 것도 박시장의 아이디어로 매우 기발하다. '영일만 친구' 탁주를 마시고 거나하게 취한 기분에 '영일만 친구' 노래 한가락 부르는 흥취도 멋스러울 것이다.

포항 막걸리는 몇가지 특장을 가지고 있다. 시비를 지원해 100% 포항쌀로 만들었다. 수입 밀가루와 수입쌀로 만든 기존의 것과는 다르다. 또 우무를 첨가했다. 우뭇가사리를 오래 삶은 후 건데기를 건져내고 남은 국물을 식혀 굳히면 우무가 되는데, 우무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여름 식품으로 최적이다. 콩국물에 우무를 썰어넣어 마시면 서체(暑滯·더위 먹음)가 예방되고 해결된다. 또 포항공대와 포항테크노파크에서 기술지원을 해주어 맛과 향이 완전한 막걸리가 됐다.

당초 박승호 시장이 포항막걸리를 구상한 것은 포항지역 쌀농가를 돕자는 뜻이었다. 쌀이 남아도니 쌀값은 매년 떨어지고 농민들이 실의에 빠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착상한 것인데, 기왕에 만들 것이면 제대로 만들어 '포항의 상징 막걸리'로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던 것이다. '영일만 친구'가 좋은 품질로 명성이 드높아지면, 이것은 '포항'만이 아니라 '전국 막걸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이 또한 과메기처럼 포항경제의 효자 구실을 할 것이다. 시민들이 '영일만 친구'에 더 애정을 가지고 포항의 자랑거리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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