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예정자 피해 불가피…협력업체 연쇄도산 우려

대구지역 중견 주택건설업체인 영남건설(대표 배대순)의 법정관리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예정 입주민과 협력업체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우방, 청구, 보성 등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IMF 외환위기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 또는 파산으로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에 따른 지역경제의 침체가 예상된다.

▲아파트 입주민 피해와 공사차질= 영남건설이 현재 공사중인 대구 달서구 ‘장기 영남네오빌 비스타(5월 입주)’와 ‘구미봉곡 영남네오빌 시티(4월)’ 등은 당장 입주민 피해가 예상된다.

또 내년에 입주 예정인 동구 방촌동 ‘방촌3차 영남네오빌(130세대)’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동 영남모아드림(90가구)’과 주상복합건물인 서울의 바비엥Ⅱ·Ⅲ도 마찬가지.

공사가 중단 또는 지연될 경우 입주 예정자들은 이사 및 기존 아파트의 매매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고, 더구나 은행권과 체결한 중도금을 기일내 납부해야 돼 가계 자금압박이 불가피하다.

또 재산권 침해에 따른 법정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계획도 상당기간 유보될 전망이다.

당초 영남건설은 현재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는 달서구 본리동 옛 무궁화아파트 재건축사업과 달성군 다사읍 죽곡택지개발, 수성구 신매동 삼두아파트 재건축사업 등도 올 초 또는 중반기에 분양할 계획이였지만 향후 사업일정이 불투명하다.

특히 재건축사업의 경우 기존 입주민들은 새로 시공자를 선정한 뒤 설계 및 공사금액 산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협력업계 부실 및 지역업체 불신 확산=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 아파트 5개 단지를 비롯한 전국적으로 관급공사 18곳, 아파트 10곳, 민간발주공사 8곳 등 모두 36곳의 공사현장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별로 공사중단 위기를 맞았으며, 공기 등 사업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법원의 최종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빨라야 수개월, 1년을 넘길 것으로 전망돼 당장 협력업체들이 공사대금과 물품대금 등을 제때 받지 못하게 되면서 동반 부실이 우려된다.

영남건설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아파트 공사의 경우 입주민 중도금 납부 금액에 맞춰 공사를 이어간다면 공사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남건설의 부도로 아파트 시행사들이 자금여력이 탄탄한 역외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커 지역 업체들의 수주가 한층 어렵게 됐다.

지역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지역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시점에서 이번 영남건설의 법정관리 파장은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 모두를 불신하는 풍조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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