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팅도 간편..타이틀 확보가 성패 가를듯

닌텐도 '위'로 시작된 모션 콘솔게임 시장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무브(Move)'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360 키넥트(Kinect)'의 가세로 3파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중 지난 6월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인 'E3 2010'에서 공개된 PS3용 모션 컨트롤러 'PS 무브'는 지난달 국내 정식 출시됐다.

PS 무브는 이미 2000년대 초부터 동작인식 게임을 상용화시킨 소니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10'에서 '2010 최고의 주변기기'(Best Hardware Accessory)상을 수상했다.

실제 직접 시연해 본 PS 무브의 동작 인식 감도는 기대 이상으로 정밀했고 초기 세팅도 간편해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직접 화면 앞에서 몸을 움직이면서 게임을 하다 보니 몰입감도 높았다.

다만 아직까지는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한 게임 타이틀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초보자에게는 게임에 따라 컨트롤러 조작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 USBㆍHDMI 연결로 세팅 '끝' = 콘솔게임의 경우 조작이 쉬운 캐주얼 게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문제는 복잡한 기능의 모션 컨트롤러 장비들에 있다.

콘솔게임기의 기능이 복잡해질수록 게임 시작 전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고 동기화하는 준비과정은 초보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PS 무브로 모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PS3 본체와 모션을 인식하는 카메라 PS 아이(Eye), 모션인식 컬러볼이 부착된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이밖에 1인칭슈팅(FPS)게임을 위한 모션 컨트롤러인 권총 모양의 PS 슈팅어태치먼트, PS 듀얼쇼크와 PS 내비게이션 등은 모션 컨트롤러의 조작을 도와주는 보조장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PS 무브의 구성과 기능에도 불구하고 초기 세팅 과정은 USB 단자와 HDMI(고화질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 케이블만 활용하면 될 정도로 최대한 간단하게 구성했다.

PS3 무브의 본체는 HDMI를 지원해 하나의 케이블만으로 고화질 영상과 고음질 음성 출력이 가능하다.

또 본체와 모션 컨트롤러의 동기화 작업 역시 USB 케이블로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완료된다.

사용자의 위치와 신체 사이즈를 기준으로 PS 아이와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를 세팅하는 과정도 카메라의 반경을 조절하고 신체 높이에 따라 컨트롤러의 버튼을 눌러주는 것으로 쉽게 끝낼 수 있다.

◇ 빠른 반응속도에 몰입감 '업' =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반응속도와 정밀한 조작감이다. 이는 몸의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게임을 즐길 때 더욱 잘 드러난다.

6개의 종목으로 구성돼 있는 스포츠게임 '스포츠 챔피언'의 경우 사용자 레벨 설정을 높게 설정할수록 조작감은 더욱 세밀해진다.

예를 들어 탁구 게임을 할 경우 모션 컨트롤러를 어떤 각도로 잡고 볼을 치느냐에 따라 커트, 쇼트, 드라이브 등 다양한 타법이 가능하다.

모션 컨트롤러를 잡은 손을 꽈배기 꼬듯 비틀어보니 화면 속의 탁구 라켓도 동시에 같은 각도로 틀어졌다. 장난삼아 컨트롤러를 돌려 라켓 에지 부분을 탁구공에 갖다대니 실제 빗맞은 듯 공이 튕겨나갔다.

원반던지기 게임인 '디스크 골프'의 경우에는 손목 스냅 효과까지 반영됐다. 스냅의 세기와 컨트롤러의 평형에 따라 날아가는 원반의 방향이 크게 차이가 났다.

영화 형식을 결합한 '헤비레인'은 사용자가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해 조작한 캐릭터의 움직임이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모션 컨트롤러로 게임 캐릭터를 침대에서 일으켜 옷을 입히고 이를 닦게 하는 등 일상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게임과는 또 다른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의 반응 속도가 실시간을 연상케 할 만큼 빠른 이유는 반사되는 적외선을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존 방식 대신 PS 아이 카메라가 직접 모션 컨트롤러의 컬러볼을 인식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PS 무브는 자기센서, 가속도센서, 육축센서의 세 가지 센서가 전체적인 움직임을 감지하고 모션 컨트롤러의 컬러볼을 통해 더욱 세밀한 3차원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 "게임 타이틀 확보가 중요" = 당초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도 장점이다.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와 PS아이의 국내 출시 가격은 각각 5만2천원, 3만9천원이다. PS 무브 모션컨트롤러와 PS 아이, 데모CD를 묶은 패키지는 7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다만 PS3 및 PS 무브와 관련된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는 스포츠 게임과 같은 단순하고 움직임이 많은 게임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게임 타이틀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PS3 무브를 지원하는 게임 타이틀은 10개 정도로, 소니는 내년 3월까지 타이틀 수를 30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포츠 게임처럼 단순한 조작방식으로 가족 구성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타이틀을 구성할 수 있느냐에 향후 모션 컨트롤러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전적인 컨트롤러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모션 컨트롤러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필요한 듯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콘솔게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온라인 게임의 비중이 훨씬 높다"면서 "연이어 출시되는 모션 게임들이 국내 콘솔게임의 입지를 넓혀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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