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 투런 홈런포에 대만 침몰

미국 프로야구에서 정상급 타자의 반열에 오른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름값을 해냈다.

`역시 추신수'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고 폭발적 장타력에 상대 투수들은 주눅든 모습이 역력했다.

추신수는 13일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에서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투런 홈런포를 두 발이나 때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첫 경기 승리를 주도했다.

1회에는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린이하오의 투구를 밀어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고 3회 무사 2루에서는 린이하오의 투구를 당겨 오른쪽 담을 훌쩍 넘겼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뛰는 린이하오는 추신수 탓에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린이하오는 첫 홈런을 얻어맞고 3회에 추신수를 다시 만났을 때 원바운드 볼을 두 차례나 던졌다. 다급한 마음에 가운데 꽂아넣은 높은 볼이 들어오자 추신수는 주저없이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린이하오가 내려가면서 급하게 올라온 양야오쉰(소프트뱅크)도 추신수가 겁이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자가 있는데도 소심한 투구에 폭투까지 던졌다.

경기장 대부분을 차지한 대만 관중은 양야오쉰이 추신수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자 환호하기도 했다.

이날 홈런을 2개나 때리며 맹활약했지만 추신수는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몸 상태였다.

6개월에 이르는 긴 미국 프로야구 시즌을 마치고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대표팀에 합류한 추신수는 피로가 쌓인 탓에 대표팀 훈련을 힘겨워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개인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팀에 소속됐으니 다 함께 같은 훈련을 소화하는 게 당연하다"며 고행을 묵묵히 참아왔다.

다행히 광저우에 입성하자 컨디션이 급속도로 호전됐고 결국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으로 평가되는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결과로 드러났다.

금메달리스트에게 병역 특례가 주어진다는 사실도 추신수는 내색 않는다.

"병역특례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얻어지는 부산물"이라는 지론이다.

빅리그에서 타율 3할에 홈런과 도루 22개, 타점 90개를 기록한 대형스타의 면모를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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