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냉가설 기술인 봉사단 보일러·냉동·가스·설비 기술인들
70여명 마음 모아 매주 토ㆍ일요일 활동 낡은 기계 무상 수리ㆍ교체

임원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하는 소택영, 안창덕, 정윤희, 석정철 씨 (왼쪽부터).

"할머님, 이젠 염려 놓으시고 '행복주거 복지센터'로 연락만 주세요!" 어느 날 우리가 찾아간 복지 사각지대 할머니 댁. "할머니는 귀는 거의 절벽이고 전화는 걸 줄도 모른답니다." 눈도 귀도 마음마저 막막하기만 한 홀몸 노인의 연세는 85세. 단장(團長)은 '한 번 상상이라도 해 보세요!' 이 엄동설한에도 전기장판 하나에 온몸을 의지하는 노인 댁에 전기도 수도마저 고장이 났으니…. 충격을 받은 것은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노약자들이 '고장 난 전열기구와 보일러'를 위험천만한 상태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화재와 감전사고'에 전혀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보냉가설 기술인들이 나섰습니다.

-보냉가설? 명칭이 좀 이색적입니다.

"명칭이 좀 생소하지요. 보냉가설은 보일러, 냉동, 가스, 설비 기술인들이 결성한 단체 이름입니다. 노약자들 댁에 고장 난 주거 설비, 용품 등을 한 곳에서 손봐주려면 여러 직종의 기술자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봉사 대상 지역과 대상자와 대상물은?

"대상 지역은 대구시 전역이며 대상자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기초수급자, 독거노인(수급자에 준하는 노인), 장애인(준수급자) - 기초수급 대상자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대구 전역의 노약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령 공적으로는 기초수급에서 제외 되었더라도 실제로는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생활이 곤란한 노약자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봉사 대상자는 대구 행복주거 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됩니다. 위치는 서구 종합사회복지관 안에 있고 전화는 053) 563-6017번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주거 복지센터에 연락하셔서 서비스 받을 내용을 얘기해 주면 곧 대상자가 결정이 되고 보냉가설 전문 기술자들이 현장에 나가서 고칠 것은 고쳐 주고 기계나 기구가 낡은 것은 교체해 드립니다."

-서비스에 필요한 제반 비용은 어떻게 조달되고 처리됩니까?

"수리 부품대와 기계, 기구 등을 교체하는 물품대금은 행복주거 복지센터에서 직접 지급하고 수리와 용품 교체에 필요한 일체의 인건비는 봉사단의 서비스로 처리됩니다. 기초수급자는 수리비와 용품 교체비 일체가 무료이며 준수급대상자들은 인건비는 무료지만 능력의 정도에 따라 기계나 기구 등의 교체비용은 자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구의 보냉가설은 2006년부터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봉사해 오던 것을 2009년 정식으로 창단해 지금은 70여명이 봉사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단원이 전문기술인이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활동한다. 안창덕 단장은 기술계에서는 탁월한 인물이다. 한 사람이 평생 노력해도 1개의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기가 힘 드는데 3개의 기능장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15개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 서구 평리동에서 기술학원을 운영하면서 후진을 양서하고 있는 그는 20년 전부터 장애인 재활협회에 매달 후원금을 보내면서 교육을 통해 봉사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필자가 본 보냉가설 임원들은 모두가 겸손하고 검소했다. 그들은 누가 먼저 앞서기를 바라지 않았고 솔선수범했으며 한결같이 노약자 돌보기를 강조했다. 소택영 지원부장은 "지금 우리가 하는 봉사는 장래 우리들을 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나서서 늙고 병약한 사람들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는 풍토를 만들어 전통이 되게 할 것입니다" 라고 했고 석정철 기술부장은 "우리 단원들은 노후를 위해 '품앗이'를 한다고 생각해 늘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한다"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보냉가설의 전도에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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