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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우울증 동반봉사로 이겨냈죠"
"아내 우울증 동반봉사로 이겨냈죠"
  • 홍종환 명예기자
  • 승인 2011년 03월 31일 23시 24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4월 01일 금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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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암동 육도영·박옥순 부부
대담을 마치고 더 많은 봉사를 다짐하는 육도영· 박옥순 부부

환갑·진갑을 다 지낸 부부가 함께 봉사를 하는 일도 흔치 않은 일인데 아내의 우울증을 내외가 '동반봉사'로 치유했다는 소문이 있어 찾아 갔다. 이들 부부는 첫눈에도 예사롭지 않았다. 나이에 비해 너무 젊어 보였고 잠시 지켜봐도 어릴 적 다정한 오누이를 보는 것 같았다. 부부는 평생을 교회도 함께 다니고 봉사도 같이 하는 더 없이 금실이 좋은 부부였고, 아들 딸 3남매도 모두가 건강하고 효자·효녀라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다복한 가정이었다.

- 부인의 '우울증'을 함께 봉사하면서 고치셨다지요?

"아버지와 장인·장모님이 3년 전에 약속이나 하신 듯 몇 달 사이에 다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일이지만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앓아누웠는데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세상살이를 싫어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모든 사람들을 불편한 존재로만 여겼습니다. 의사도, 약으로도 못 고치는 이상한 증세이니 저로서는 기가 막히고, 속수무책 이었지요. 저는 지성으로 길을 찾았습니다. 저가 평소 주말마다 나가서 독거노인을 위해 도시락과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봉사현장으로 아내를 인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아픈 사람을 병원도 휴양지도 아닌 일하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원망도 했었지만 아내는 신기하게도 차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홀몸 노인들을 친정어머니처럼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이후 우리 부부는 양로원, 병원 등지를 찾아다니며 병약한 노인들을 지성으로 도와 그 덕분에 집사람은 이제는 우울증을 앓든 이전보다도 더 건강해졌고 집안일도 뜻대로 잘 되었으며 우리 사이는 금실이 더 좋아졌습니다. 저는 의학이나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도 봉사하는 일 속에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영묘한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 한 가정에서 한 사람이 나서 봉사하기도 힘든 일인데?

"저는 '봉사'란 말의 참뜻을 '갚음'이라는 의미로 받아드립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받은 것만큼은 은혜를 되돌려 줘야 합니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인간본연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도 자신이 받아들인 것만큼은 밖으로 내보내야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자연의 법칙을 어기면 필경은 몸과 마음도 고통을 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봉사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며 남이 대신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 근년에는 어르신들이 부부갈등으로 별거하거나 황혼이혼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장년층에는 정년(정년퇴직) 이혼설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금실 좋은 부부로서 도움이 될 말씀을 부탁합니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안 싸우고 사는 부부가 어디에 있다던 가요? 그런데 부부가 화목한 가정을 살펴보면 언제나 그 안에는 '지면서 이길 줄 아는 생각하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부부란 남성과 여성의 결합입니다. 부부는 먼저 서로가 타인성(他人性)을 이해하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천성'을 이해하면은 부부가 싸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데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성을 아는 현명한 아내는 늘 지면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고, 여성을 아는 남편은 자존심(체면)만 세워 주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적으로 져줄 줄도 알고 있는 것입니다. 부부는 공짜로 행복을 얻으려 하지 말고 '남편은 아내 공부, 아내는 남편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봉사자와 필자는 오랜 시간 노인문제와 자녀들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이심전심으로 아래의 이야기를 남기고 대담을 마쳤다. 부부는 죽는 날까지 알게 모르게 자식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게 되고 본받게 합니다. 특히 노부모의 부부생활은 절대적으로 자녀의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부전자전'이라는 옛말의 의미를 우리 모든 부모님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고….

정년이혼! 아들·딸을 두신 노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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