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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손발되어 19년간 봉사
중증장애인 손발되어 19년간 봉사
  • 홍종환명예기자
  • 승인 2011년 04월 13일 23시 03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4월 14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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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천자봉사단 김용임 단장
대구 천자봉사단 김용임 단장.

"온 몸으로 굴러서 다니고, 스스로는 먹지도 입지도 못해…."

천자봉사단은 대구시 남구 지체장애우들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장애우들 가운데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가련한 사람도 많다. 손발이 없거나 화상으로 얼굴마저 흉한 장애우는 봉사자들도 돌보기를 꺼린다. 그러나 천자봉사단원들은 특별했다.

"하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장장 19년을, 매주 시설을 찾아가 먹을거리를 마련해 주고, 빨래하고, 함께 놀아주고, 나들이도 하면서 그들을 따뜻이 보살펴 그곳 장애우들은 금요일만 되면 마치 철부지가 외출한 부모·형제를 기다리듯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단원들이 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중증장애우들을 특별히 도우셨는데 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 단원들은 대부분이 교인이시고 저는 불교를 믿습니다. 예수교를 믿는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해야 하고 불교를 믿는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불공(봉사)을 해야 복을 받습니다. 그리고 도와주는 대상이 중증일수록 더 공덕이 클 것입니다."

불교의 근본은 자비다. 요즘 말로하면 희생적인 봉사다. 부처님은 화엄경에서 나한테 진수성찬 차려놓고 수 백, 수천배 절하고 비는 것보다길가에 병들어 죽어가는 강아지가 배고파 칭얼될 때 식은 밥 한 덩어리 내어주는 것이 훨씬 더 공이 크다 했다. 그리고 생불(生佛)로 유명했던 성철스님은 절은 불공을 가르치는 곳이고 봉사는 절 밖에 나가서 중생을 돕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단장은 예수님과 부처님은 가난하고병든 자를 특별히 보살펴 주셨음을 강조하면서 단원들의 노고와 자비심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매년 여름에는 장애우들을 모시고 해수욕을 다녀오신다고요?

"얼마나 갑갑하겠습니까? 바다에 데리고 가면 어린 아이들처럼 좋아합니다. 남의 도움 없이는 여행도 못하고 돈도 없으니 그 심정을 건강한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바깥 구경이라고는 일 년에 한 번밖에 못하는 딱한 분도 많습니다. 해수욕장에 200여명이 2박3일 동안 함께 숙식을 하려면 어려움도 많습니다. 모래가 뜨거워 화상을 입기도 하고 갑자기 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은 일년 동안 쌓인 울분을 바다에 와서 모두 토해 냅니다. 그래서 우리 단원들은 모두가 초주검이 되지요.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몇 년 전 부터는 관할 해병대가 도움을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나눔 공동체 교회 이야기 좀 해 보시렵니까?

"나눔 공동체 교회 이왕욱 목사님은 천사 같은 분이십니다. 우는 아이는 등에 업고 아픈 아이는 가슴에 안고 밤잠 지새우고 있는 목사님을 보면 돌아올 때는 언제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목사님이 양육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태어날 때 장애가 심하다고 버린 아이들입니다. 똥, 오줌도 가리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며 생김새도 곱지 않습니다. 나이 30살이 되어도 기저귀를 차고 있습니다."

천자봉사단(30명)에서는 매주 반찬을 만들어 교회를 방문하며 부모형제가 가족을 돌보듯이 이목사가 하는 일을 돕는다. 이목사는 17년 전부터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면서 지금은 30명의 장애우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필자도 딱한 사정을 듣고 이목사에게 전화를 했다. 미안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물어보는 가운데 정부지원이 왜 그렇게 작으냐고 물었더니 정부에서 공동생활가정에 지원해 주는 관련법규가 실제 수용하는 인원과 장애 정도에는 관계없이 3명을 부양하거나 30명을 부양하는 시설에도 다 똑같이 운영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지원이 적고 불공정한데 불만이 없느냐고 했드니 생계비가 떨어지면 후원금이 들어올 때까지 은행에서 빌려 쓴다고만 말할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

또 한가지, "아무리 목사님이라 하지만 다 큰 사람이 똥, 오줌도 못 가리고 있으면 화날 때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저는 목사입니다. 화가 나거나 귀찮으면 안되지요! 그저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라고 했고 장시간 외출할 때는 중고버스를 구입해 함께 태워 같이 다닌다고 말해, 비교도 안될 만큼 편안하게 살아가는 필자는 미안한 생각에 대화를 계속할 수 없었다. 부모나 정부에서 부양해야 할 장애우들을 자식이나 가족처럼 보살피는 고마운 목사님…. 이 한밤에도 아프거나 울고 있는 아이는 없는지?

(목사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은 대구시 남구 대명9동 550-5번지), 나눔 공동체 교회 전화:(053) 64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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