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감상:특히 요즘 한국 사회에는 외눈박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한쪽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모든 것이 번뇌의 강물이다. 사랑도 기쁨도 물론 그러하다. 좌우를 함께 보는 눈, 앞뒤를 투시해서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질 때, 세상은 한층 더 아름답고 평온해 질 것이다. 조신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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