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도회 8人, 화계사서 템플스테이…지역 선교 현장도 견학

수도자들 화계사서 천국의 길 찾기.

40일간 왜관 수도원에 머무르며 한국선교체험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 소속 독일의 젊은 수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강북구 화계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베네딕도회의 선교체험 프로그램(Mission Exposure Program)' 참석차 한국에 온 수사들. '베네딕도회의 선교체험 프로그램'은 베네딕도회 선교지에서 자국 선배들이 이끌어온 선교사업을 체험하는 것이다.

성(聖) 베네딕도가 설립한 베네딕도회는 로마 가톨릭 수도회 중 하나로, 가톨릭 수도생활의 전통을 세운 곳으로 성 베네딕도가 만든 수도생활 규칙서는 가톨릭 수도생활의 표준 규범서로 꼽힐만큼 유명하다.

수사들은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관할 성당과 학교, 분도 노인마을, 대구파티마병원 등 선배들의 선교 현장을 둘러봤다. 오전에는 한국을 아는 강의를, 오후에는 소임지 견학부터 시작해 문화적 체험을 하고 있는 이들이 수도 선배들이 닦아놓은 터에서 수도승으로서, 선교사로서 신원을 잘 깨닫기 위해 또 다른 화두를 들었다.

독일인 수사 8명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 위해 화계사를 찾은 것.

독일 함부르크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다메(Damme) 수도원에서 온 크리스티안 페히텐쾨터 수사는 수도원에서 사람들과 불교적인 수행법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번 (템플스테이) 경험을 통해 명상, 기도 등 종교적인 수행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크리스티안 테무 수사신부를 비롯한 8명은 지난 12일까지 2박3일간 화계사에 머물며 참선, 108배, 포행(천천히 걸으면서 참선하는 것), 다도등 불교 수행법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웠다.

수암 스님은 "짧은 시간이지만 화계사에 머물며 진정한 자유가 어디에 있는지,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젊은 수사들에게 "어떻게 하면 천당에 갈 수 있을까.?" '숙제'도 냈다.

"어떻게 하면 천당에 갈 수 있고, 몇 점을 받아야 천당에 갈 수 있을까요? 또 점수는 누가 매길까요? 100점? 70점? 50점? 이것이 바로 불교 자기탐구법입니다."

이에 테무 수사신부는 "스님께서 주신 숙제가 아주 흥미롭다"며 "스님이 말씀해주신 방법으로 천국에 가볼 것"이라고 했다. 테무 신부는 또 "종교가 갈등의 요인이 되기 쉬운데 이는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경험을 통해 서로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송후고 수사는 "구도자로서 수행의 방법이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지향하는 내면의 세계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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