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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자연 캔버스 삼아 '행복 스케치'
고향의 자연 캔버스 삼아 '행복 스케치'
  • 이정희 명예기자
  • 승인 2011년 09월 07일 23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9월 08일 목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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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로화가 김두호 화백
나이 70이 넘도록 젊은 날의 열정을 가지고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포항의 원로화가 김두호 화백.

나이 70이 넘도록 젊은 날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일을 계속 할 수 있고, 그 일로 생계가 유지될 수도 있고, 그 일을 하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면, 그 삶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포항의 원로화가 김두호 선생이 그런 사람이다.

그는 타고난 화가이다.

자신이 그림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포항중학교에서 개교기념행사로 초등학생들의 그림 공모전을 열었는데, 담임선생님이 그의 그림을 공모에 보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그림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아 살아왔다.

김화백은 미대를 나와 지금까지 그림에 관련된 일 말고는 해 본 일이 없다.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다가 고향 포항에 내려와 미술교사를 30년간 하면서 후학들을 길러내고 포항 화단 성장에 기여했다.

그는 1974년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내외적으로 수없이 많은 그룹전에 참가해 수상했으며, 2004년도에는 경북문화예술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화실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선생님의 오늘이 있기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이 계셨다지요?

"예, 포항중학교 미술교사였던 서창환 선생님이시지요. 중학교 입학식날 몇 명을 그 선생님이 불러내어 너희들은 꼭 특별활동 미술반에 들어와서 그림공부를 하라고 하셔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지요. 초등학생 그림전시회에서 내 그림을 눈여겨 보셨나 봐요. 나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선생님이 방과 후에 남게 해서 성심껏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때 열심히 기초를 다지고 공부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지요.

그런데 포항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그 학교에 미술교사가 없었어요. 그래서 미대 다니는 선배를 찾아다니면서 배우기도 하다가 고3때 서창환 선생님을 다시 찾아가서 지도를 받아 결국 미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어떻게 합격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모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들이 미대 진학을 반대하시지는 않았습니까?

"예, 사실 어렵게 사는 예술가들이 많으니까 부모님들이 많이 반대를 하시죠. 좀 쉽고 평탄한 길로 가기를 원하시지만, 저는 별로 그렇지 않았어요.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열심히 그렸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셨겠지요"

-지금까지 화가로 살아오시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으시다면.

"화가로서 보다 큰 인생공부를 한 일이 있었지요.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하다가 실내디자인센터를 동업했는데 그것이 잘 되니까 더 욕심이 생겼지요. 그때 덕수궁 미술관 전관에 보사부 주최 불량상품 전시회를 하는데 그 일을 우리가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면서 따냈어요. 그런데 공무원을 상대해서 하는 일이 쉽지 않고 경쟁자도 많아 고생만 하고 손해를 많이 봤지요. 그 일 이후 사람이 지 능력껏 살아야지 분에 넘치는 과욕은 모든 것을 잃게 한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주어진 조건에서 만족하고 지나친 욕심을 버리라고 말합니다. 결국 이 일로 하여 고향에 오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죠."

김화백은 그 후로 포항에 와서 미술교사를 하며 자신의 작업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10여년 지도해 많은 후배 화가들을 배출했다. 그는 자신이 지도한 제자들이 다들 자리를 잡고 그림도 놓지 않고 잘 사는 것을 보면 흐뭇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 그림 그리시는 일 외에 하시는 일은요?

"작업실에서 그림 그리고, 친구들도 만나고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회원들 그림지도합니다. 거기서 젊은이들 만나 이야기하고 그림도 봐 주고 즐겁게 지냅니다. 작업실에 나와 일하고 있으면, 미술 전공을 하지 않았으면 내가 이 나이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화가 되기를 참 잘했구나 싶어서 감사하죠"

-미술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부모님들이 미술을 하겠다고 하면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소질이 있으면 키워주어야 합니다. 소질 있는 아이들이 포기하는 것 보면 안타깝지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도하는 선생님을 잘 만나는 것이 진로를 제대로 결정하고 자아 발전을 하는데 힘이 되지요."

미술평론가 임창섭 박사는 그의 최근 전시회를 보고 "자연을 닮은 그의 그림은 재주를 부린 흔적이 없다. 오직 보이는 자연 그대로, 있는 그대로 자신의 머리와 손이 가는대로 붓을 움직여 캔버스에 옮겨낸다"고 했다.

손으로 붓을 움직일 힘만 있으면 저 세상 가는 날까지 자연을 그리겠다는 김두호화백, 그는 고향 산천, 포항의 바다를 사랑한다. 그래서 산 개울물과 바다가 많은 그의 화폭에는 "道는 자연을 본받고, 최고의 善은 물과 같다(上善若水)"는 노자(老子)의 사상이 숨어 있다. 고향을 지키고, 고향의 자연을 캔버스에 옮겨 놓으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원로화가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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