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감상:나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너, 너의 작은 아픔 하나라도 내가 씻어 줄 수 있다면, 오늘의 내 삶이 헛되지 않으리라. 참으로 선하고 아름다운 종교적 구원으로 가는 길이다. 아침 이슬처럼 영롱한 목소리다. 이 시를 읽으면서 한편의 시(詩)가 먼지 투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씻어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조신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