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벨기에 가게 여종업원이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변신하다"

미국의 AP 통신은 1일 벨기에 언론의 보도와 경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지난 9일 이라크에서 자폭테러로 숨진 벨기에 여성 뮈리엘(38)이 평범한 가게 여종업원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전사로 변신한 과정을 전했다.

뮈리엘의 어머니 릴리안 드고크에 따르면 뮈리엘은 남부 샤를루아에서 평범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고등학교를 마친 뒤 빵집 종업원을 포함한 몇몇 직업을 전전했다.

뮈리엘은 그러나 알제리인 남자와 결혼한 뒤 변하기 시작해 점점 근본주의 종교에 빠져들었다.

결국 뮈리엘은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로 간 뒤 미군을 상대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고 남편도 이라크내 다른 사건으로 숨졌다.

릴리안은 RTBF 방송에 "3주전부터 딸과 통화하려고 애썼지만 자동응답 메시지만 들었다"고 말했다.

릴리안은 지난달 30일 경찰이 집으로 찾아 왔을 때 그 이유를 금방 알아챘다고 한다. 그 전날 밤에 방송을 통해 벨기에 여성이 자폭 테러를 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관련 사진들을 봤기 때문이다.

벨기에 연방 경찰 관계자는 "서방국인 벨기에 여성이 이슬람 교도 급진주의자와 결혼해 지하드 전사로 개조된 것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뮈리엘이 가담한 조직원들이 알 카에다의 이념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벨기에 신문 '라 데르니에르 외르'는 미소지으며 카메라를 바라보는 한 소녀의 사진과 함께 "이 사람이 이라크에서 죽은 벨기에인 카미가제"라고 1면에 대서특필했다.

한편 벨기에 경찰은 지난달 30일 브뤼셀 등 국내 3개 도시의 혐의 장소를 급습해 뮈리엘 등 자원자를 이라크로 보낸 혐의가 있는 테러조직 용의자 14명을 검거한데 이어 1일 이들중 5명을 구속했다.

30일엔 프랑스 경찰이 파리 지역에서 벨기에의 조직과 접촉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27세 튀니지 남자를 체포했다.

AP 통신은 "벨기에는 과거부터 테러리스트의 온상중 하나로 여겨져 왔고 알 카에다와 연결된 급진 이슬람 조직들이 벨기와 다른 유럽국들에서 조직을 구축중인 것으로 의심된다"며 "벨기에인들은 뮈리엘의 자폭테러 소식을 체념 속에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