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교수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세계 경제에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얼어붙은 주택 투자심리가 꿈적도 하지 않고 있어서 지역 부동산시장의 시름이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주택가격에 끼여있던 거품이 상당히 빠져나갔고, 또 최근까지 주택전세가격이 주택가격과 비슷할 정도로 오르고 있어서 주택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어서 더 이상의 주택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7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의 폐지와 강남 3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 규제완화를 포함한 부동산대책을 발표함으로써 이러한 예상에 대해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런 시장상황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도권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투자 규모가 비교적 작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우리 지역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구시에 접수된 고층 오피스텔 신축 허가는 3개 동으로 가장 높은 건물은 중구 동인동 시청사 부근에 40층 규모와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39층 규모 그리고 동구 신천동 귀빈예식장 부지에는 25층 높이의 오피스텔 신축 허가가 접수됐다.

이처럼 최근 오피스텔 건설 붐에 대해 대구시와 일부전문가들은 도심교통난의 심화와 도시 미관의 악화 그리고 미분양 아파트 문제의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들 오피스텔 허가에 대구시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 건설업계들은 절대적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난 해결의 직접적인 역할은 물론 주거환경 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다가구 주택과는 차원이 다른 주거환경의 공급으로 기존 단독주택 중심의 임대료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 모두가 일리가 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한쪽이 그르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또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도시의 미래모습은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그래서 도시의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우리 도시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 무엇이고 왜 이런 모습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는 노력하는 일이다. 따라서 최근 오피스텔 건설 붐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대구시와 관계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예상되는 주차난과 교통의 문제점들은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낙후된 도심환경정비와 안정적인 임대시장 조성의 기회요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지혜로운 절충안을 도출하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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