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가득 채운 노년…봉사활동도 열심히

서강홍 포항색소폰오케스트라 단장.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할지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정년 후 남은 인생에 뭘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놓지 않으면 비록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분이라도 효율적이고 보람 있게 시간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서강홍 포항 색소폰오케스트라(포색오) 단장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 일찍이 퇴임 후의 생활을 세부분으로 나누어 관리해 오고 있다. 물론 서 단장의 이런 계획은 그가 평생 성실히 지켜온 교단이나 교육계에서의 경력으로 생활하는데 걱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는 노년의 생활을 종교활동, 봉사활동, 취미활동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종교활동으로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데 죽도성당에서 열심히 성가대 활동을 하며 솔로로도 뽑힐 만큼 성악도 수준급이다.

봉사활동으로는 '안전지킴이 운동본부' 이사, '청소년 문화연합 포항지회' 상임고문등을 맡아 학교 폭력예방 시민의 안전 생활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교육계에서 교사에서부터 교감, 교장, 교육장, 장학관, 마지막으로 포항교육청 학무국장에서 정년퇴임했지만, 교육부장관 표창장,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경력이 말해 주듯이, 그의 교육현장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서, 이 일은 그의 학교 교육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문학과 음악, 서예는 그의 취미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인데, 그는 문예지 현대수필로 등단해서 각종 수필문학회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을 두 권(선물, 흔적) 내었고 또 한권을 준비 중이다.

서단장의 취미활동중의 하나인 포항 색소폰 오케스트라는 서단장이 2007년에 창단했는데 단원이 62명이나 되는 전국에서 유일한 색소폰 오케스트라이다.

-색소폰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생활이 나아지니까 일인 일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연히 동호인들끼리 모이게 되었지요. 그래서 음악적 소양도 높이고 우리 지역에 이런 음악단체를 하나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해서 뜻을 모았지요. 색소폰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열 명 이내의 소그룹은 지역마다 많이 있지만 이런 본격적인 오케스트라는 전국에서 우리가 유일합니다. 윈드 오케스트라 김석훈선생이 지휘를 맡아주십니다"

-색소폰 외에 어떤 악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색소폰이 4종류(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이고 그 외 피아노, 드럼, 베이스기타가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지역에서 정기연주회를 하고, 지역 행사에도 봉사하고 각종 문화제에 참여하고 병원 고아원 양로원 교회 같은데 찾아가는 연주회를 열어 봉사활동도 하고 각 지역의 축제에도 참여합니다. 창단 이후 연주회수가 70여회 됩니다. 관객들의 호응도도 좋아 유명가수들과 협연할 때도 우리가 더 박수를 많이 받습니다."

-색소폰 오케스트라의 좋은 점은요?

"많지요. 첫째 심신의 건강이 좋아지니 기분이 좋고, 여러 연령층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활기찹니다. 나날이 즐겁고, 서로 마음을 모아 하는 것이니 끈끈한 결속력과 아름다운 인간관계가 형성되지요."

-'목련거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신데 어떤 사연이 있으신지요?

"저가 교사 시절에 사십이 넘어 성악교수에게 지도를 받았는데 그때 목련화라는 가곡으로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목련화로 교원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고, 그 후로도 어느 자리에서나 목련화를 수 없이 많이 불렀기 때문에 한 선배님이 그렇게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지금도 저가 제일 좋아하고 제일 많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서 단장은 특히 교육과 관련된 봉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는 "교단을 떠나 있어도 후진들이 안전하게 학생들을 교육하기 바라고 우리의 2세 3세들이 심신 강건한 재목으로 자라기를 소망" 하면서 그런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또한 '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포항시지부' 대표이사, 노거수를 보호하는 모임인 '노거수회'에도 참여하고, '형산수필' 멤버이기도 하다.

이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하여 그는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게 신나는 노년을 보내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유쾌한 성품으로 가정과 주변을 환하게 하는 서강홍 단장, 아직도 후학들의 교육을 걱정하며, 봉사하는 교육현장에 있는 그에게는 정년이란 없다. 그리고 색소폰은, 음악은, 그의 인생을 더욱 맛깔나게 하는 없어서는 안될 양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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