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 태 일 <편집위원>

동서고금을 통해 많은 지성인들은 생명에 대해 감성적이다.

톨스토이는 ‘말은 철회할 수 있으나 생명은 도로 찾을 수 없다’ 했다.

성서에도 온 천하를 얻어도 목숨을 잃는다면 무엇이 유익하냐고 묻고 있다. 그러나 바람소리보다 덧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시인의 메타포는 허무주의적 시각이다. 장자는 생명은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위순(委順)이고, 자손 또한 내 것이 아니라 천지의 허물 벗음이라 했다. 생사는 한데 묶어놓은 노끈과 같다는 카오스적 비유도 있다.

같은 주제로 과학자들은 유사(有史)이래 끊임없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최근의 과학자들은 생명을 3가지의 핵심기준을 가진 시스템으로 보는 것 같다. 생명의 첫 번째 본질은 ‘조직 패턴’으로 요약된다.

스스로 자기조직을 재생할 수 있으면(자동제작연결망)생물이고 없으면 무생물이다. 두 번째는 생명과정으로서의 ‘인지’이다. 자동제작과 인지는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상호의존적인 두 축이다. 즉, 모든 생물시스템은 인지시스템이고 인지는 항상 자동제작능력과 연결망을 가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 특징은 ‘소산구조’라는 점이다. 프리고진이 명명한 신조어로 모든 생명체는 끊임없는 신진대사로 시스템을 보존하면서도 항상 안정된 평형상태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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