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재 식 <경북농업기술원 농학박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국토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농촌을 도시민과 농촌 주민 등이 다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복합생활공간으로 적극 조성될 필요가 있다.

최근 전국 도시민 3천명을 대상으로 농촌 이주에 대한 설문 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놀랍게도 농촌으로 이주 의향을 가지고 있는 도시민이 56.1%에 이르렀고 대부분 10년내 이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중에서 구체적으로 이주를 준비 중인 도시민들도 2.5% 정도가 있어 이제 농촌은 도시민들의 마음의 고향 차원을 벗어나 실제 농촌으로 유입될 수요가 상당히 대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주의향 도시민들은 경관이 좋은 곳(65.2%)을 많이 선호하였고 신규단지 조성(30.3%)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있으며, 기존 농촌주택에 대한 리모델링(22.3%) 이용에 대한 수요도 있어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정주해 살아갈 경우 생활의 불편사항으로 의료시설미비와 교육환경 열악, 생활 편의시설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미 농촌에서 전원생활을 하거나 완전 이주해 살아가고 있는 도시민과 농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주 도시민과 농촌 주민과의 관계는 농촌주민의 73.1%가 잘 지내고 있었고 이주도시민의 92.7%가 주민들과 잘 화합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도시민들의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서 농촌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고 당면한 농촌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정부는 이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해 추진해야 한다.

우선 농촌에 정주해 살려는 도시민들의 기호에 맞는 신규단지 조성과 기존 마을에 대한 진입로 확장, 상하수도 개선 등으로 살아보고 싶은 마을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다음은 농촌 생활 여건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서 이주해 온 도시민과 농촌주민이 쾌적한 생활환경 속에서 삶을 살 수 있도록 마을주변의 숲 등 마을 경관을 개선하여 쾌적한 전원생활이 가능토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시적인 생활편의와 교육과 복지, 문화 서비스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별도의 면소재지와 소도읍 육성 사업 지원도 강화해 볼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농촌에 대한 지원 강화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농촌으로 나와 전원생활을 하거나 완전 이주해 살려는 도시민들에게 각종 지원체계를 마련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농촌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편 없이 농지·주택·귀농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각종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수요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가 제공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경북도(농업기술원)가 전국 최초로 실시해 큰 인기를 얻은 농촌생활에 대한 지식·기술 습득이 가능토록 한 전원생활교육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 농촌 정착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마을·지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정보도 이주희망 도시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이주 도시민이 농촌 지역에 봉사와 기여 활동을 통해 긍지와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주민과 융화가 용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운영할 필요도 있다.

다음은 도시민들이 이주해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는 무엇보다도 지역 사정에 밝은 시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 사례를 보면, 도시민들을 농촌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경북도농업기술원은 5도2촌 전원생활 희망 도시가구 30호에게 시범적으로 호당 5백만원 지원(2006년 50호 계획)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봉화군의 농촌빈집 별장화 지원사업(호당 2~3백만원)과 울진군의 도시민 농촌정착 우수사례집을 발간 배포하여 도시민을 유치하는 등과 같은 각 지자체의 도시민 유치 노력이 촉진되어야 한다.

또, 도시민의 농촌 정착 수요 확산에 맞추어 전원생활 붐 조성과 아울러 도농상생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전원생활박람회, 심포지엄 등을 다양하게 개최할 필요도 있다.

최근 대통령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는 대통령께 ‘농·도 상생의 살고 싶은 농어촌 구현’이라는 비전달성을 위한 핵심정책인「도시민의 농어촌 정주지원 방안」을 보고하였다.

이번 대책은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농촌의 당면한 중요한 문제인 공동화·고령화 현상을 적극 해소하는데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고 도시의 자본 유치와 함께 농촌에 인구를 유입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강조되었다고 한다.

또, 도시민이 농촌으로 다시 들어가서 살고 싶은 매력있는 농촌을 만들고 농촌에서 도시민들이 다양한 형태의 삶을 구현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데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복지농촌을 건설하고 우리 농업을 살리겠다고 많은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해 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우리 농업을 천직으로 여기고 묵묵히 지켜 온 농업인들도 이제는 농사짓는 것을 내려놓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국민의 삶의 복합공간 조성사업과 도시민 농촌정주 지원방안이 살고 싶은 농촌, 매력있는 농촌으로 발전하는 대안으로서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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