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차인연합회, 차선삼매(茶禪三昧)전파 앞장
30~40대 주부들 ‘차문화 알리기’ 활동 돋보여

최근들어 포항차인연합회(회장 김인순·사진)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서 전통차 보급을 위해 애쓰는 이들은 품위있고 운치있고 독특한 개성이 돋보인다.

차를 보급하고 제다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차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1년간의 차인회 활동을 돌아보는 자리가 지난 연말 목화예식장에서 열렸다.

차인연합이란 특성상 모두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조심스러운 걸음걸이, 시끄럽지않은 언행은 그들의 정신적 덕목을 엿볼 수 있었다. 다도의 미학이 느림의 미학이라면 비약된 말일까?

우리의 차 문화를 얘기하려면 천년 전 이야기를 오늘로 끌어내야 한다.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의 선승들에 의해 차와 도자문화가 꽃피면서 고려청자의 화려한 문화를 일구었고 다시 추사와 초의가 만나면서 차 문화로 활짝 열매 맺는 계기가 됐다.

곡우를 전후한 남녁의 차밭에 가면 무성한 차나무의 새순에서 찻잎이 올라오면 아낙네들은 차민요를 불러가며 쉴새없이 찻잎을 따서 해질 무렵 종종 걸음으로 차바구니를 옆에 끼고 내려온다.

이것이 바로 참새 혓바닥과 같다하여 작설(雀舌).

그 작설차 한 움큼을 끓는 물에 넣고 우려내면 차 향이 온 방에 감돈다. 옛 사람들은 감기 기운이 돌면 펄펄 끓는 물에 찻잎을 한 웅큼 넣고 차를 우려내 마시고 땀을 빼면 금방 감기가 나았다고 한다.

포항차인연합회·청정다례원이 지난해 5월 가진 ‘8도 차문화 큰잔치’와 7월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가진 ‘차와 음악의 다리놓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바 있다. 차와 음악이 함께 한 무대, 정중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올린 헌다례는 차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행사가 아닐 수 없었다.

포항차인연합회의 이같은 차시연회는 그야말로 차가 우리문화에 끼친 영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고요한 찻실에서 찻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법도에 맞게 잎차를 달여 마시며 심신을 수련하는 차,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가운데 회원들을 하나의 차선삼매(茶禪三昧)경지로 이끈다.

차인회를 만들어 포항을 예절이 살아있는 도시로 가꾸어가고 있는 포항차인연합회.

포항청정다례원에서는 일년 내내 다도교실이 열린다. 전국의 유명 차인과 학자들을 초빙해 심도있는 차예절과 덕목인 인의예를 배우며 차문화의 격조높은 정신세계를 배우고 있다.

전국 어디를 가봐도 여성다도 교수와 그 제자의 수가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 차가 여자의 것이냐, 남자의 것이냐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없지만 다도가 여성에서 여성으로 전수된다는 것은 여성이 사회적으로 힘을 얻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차관계 모임에 가면 여성 천국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쑥스러워 진다. 이는 30~40대이상의 주부 그룹이 다도연구의 중핵을 맏고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이 과거 10~20년간 차도를 지켜왔기 때문에 다도라는 문화활동이 오늘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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