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凉, 열두 연봉 너머 가을이 저만치 가네

1982년 8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청량산(淸凉山)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을까 두려운 듯 경북의 최북단인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깊은골에 다소곳이 숨어있는 아름다운 자연공원이다.

산세가 수려하여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하며, 영암의 월출산, 청송의 주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기악으로 알려져 있는 산으로 청량산의 6,6봉이라 함은 장인봉,보살봉(외장인봉),선학봉,자란봉,자소봉,탁필봉,연적봉,연화봉,향로봉,경일봉,금탑봉,축융봉 등으로 12봉이며, 신라때의 명필 김생이 서도(書道)를 닦았다는 김생굴을 비롯하여 금강굴,원효굴,의상굴,방야굴,방장굴,고운굴,감생굴 등 8개의 굴과 어풍대,풍혈대, 밀성대,학소대,금강대,원효대,반야대,만월대,자비대,청풍대,송풍대,의상대 등의 12대가 있고, 4정(井)으로 최치원이 마시고 총명해 졌다는 총명수와 감로수,김생폭,청량약수 등 역사,문화,사상,민속 등에 관한 다양한 자원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서깊은 산이다.

산행 기점은 왼쪽의 청량산 주능과 오른쪽의 축융봉 능선 사이를 갈라놓은 자동차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첫번째 만나는 들머리가 축융봉 쪽에서 떨어지는 청량폭포 앞에서 맞은편 정상(장인봉)으로 바로 오르는 짧은 코스가 있지만, 상부가 계곡이고 경관도 단순하여 하산코스로 많이 이용되고 들머리로는 잘 이용하지 아니한다.

두번째 들머리는 몇년전에 길을 넓히고 청량사로 바로 오르는’모정’진입로인데 시멘트로 포장된 자동차 도로지만 가파른 탓으로 일반차량의 출입은 통제하고 있다.

가장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맨 안쪽의’입석’들머리로 가장 오래된 기존의 길이다. 이 길을 10분 정도 올라가면 능선의 동쪽끝에 있는 경일봉으로 오르는 오른쪽 길과 청량사로 바로가는 직진 갈림길이 있으므로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축융봉을 오르는 코스는 입석 들머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五馬道를 따라 산성을 거쳐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중턱에 폐농가 몇 채와 공민왕을 모신 공민왕당이 있으며, 두 암봉인 정상 사이의 철재계단을 딛고 축융봉위로 솟아 오르듯 퍼뜩 올라서면 청량산 품에 안긴듯한 소담스런 청량사의 모습과 6,6봉들의 그림 같은 능선전경이 손에 잡히듯 빨려들어 오는데 더욱 가깝게 느껴 볼 수 있도록 고정된 대형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청량산 정상인 장인봉(의상봉)은 능선의 서편 끝 천길 단애(斷崖)위에 솟은 봉우리로 전망대가 있어 올라 서 보면 가까이에 낙동강 상류 매화천의 광석나루 절경과 아스라히 유명산들이 한눈에 들이닥쳐 거칠것이 없으니 퇴계선생이 서원을 지으려 할 때 현재의 도산서원 터와 청량산을 두고 끝까지 망설였다는 이야기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용숙(경북산악연맹 이사)

▧ 산행코스

▶제1 코스(능선종주): 입석→청량사→금탑봉→경일봉→자소봉→연적봉→뒷실

고개→자란봉→정상(장인봉)→청량폭포 하산(약 8.6km 4시간 30분 소요)

▶제2 코스: 모정→청량사→뒷실고개→자란봉→정상(장인봉)→청량폭포 하산

(약 6km 3시간 소요)

▶제3 코스(축융봉 왕복): 산성입구→산성→공민왕당 갈림길→축융봉→산성입구로 회귀(약 4.2km 2시간 10분소요)

▧ 교통편

봉화에서 청량산까지 40분이 소요되는 시내버스는 하루 4회 운행되고, 안동에서 청량산은 41km 로 하루 6회 시외버스가 운행되며 1시간이 소요된다.

▧ 볼거리

▶청량사(淸凉寺): 신라 문무왕 3년(663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16국사의 끝 스님인 법장 고봉선사(1351-1426)에 의해 중창된 고찰이다.

청량사는 고려 공민왕의 친필 현판이 걸린 유리보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47호)이 있는 내청량과 금탑봉 절벽밑에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있는 외청량으로 나뉜다.

내, 외 청량의 중간쯤에 있는 청량정사(오산당)는 퇴계 선생이 이곳에서 성리학을 연구하였다 하며 문화재자료 224호로 지정되어 있다.

▶도산서원(사적 제170호): 안동에서 27km 거리의 도산면에 위치한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 死後에 유림들이 퇴계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서원으로 이후 성리학 연구의 본거지가 되었다. 서원내의 전교당은 보물 제210호로 지정되어 있다.

▶청량산성: 축융봉 산행들머리 조금위에 있는 창량산성은 고려 제31대 공민왕 10년(1316년)에 왕이 제2차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이곳에 와서 구축한 석축으로 둘레가 3,787m나 되었으나 거의 유실 되어버려서 지금 복원을 하기위하여 공사준비를 하고 있다. 산의 중턱에 공민왕을 경모하는 공민왕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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