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포항시내 한 개봉관을 찾은 적이 있다.
포항에 온 후 처음으로 가는 영화관람이라 무척이나 들뜬 마음으로 극장문을 들어섰지만 그 기분도 잠시, 극장 시설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천정도 곧 떨어져 관람석을 덮칠 것 같았고 다른 시설도 엉망이었다.
무엇보다 좌석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의아스러웠다. 타 도시에서 줄곧 살다온 나로서는 소위 개봉관이라는 곳에서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먼저 온 사람이나 늦게 온 사람이나 줄을 서서 표를 사고는 앞 영화의 상영이 끝날쯤마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고 관람객들이 미처 빠져나오기도 전에 극장안으로 몰려들어가 서로 오고가지도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고 어떻게 이런 곳이 개봉관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개봉관측의 우선 돈만 벌고 보자는 얄팍한 상술로 인해 그 좁은 공간안에 정원이 몇명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서있거나 계단에까지 앉아 있는 관람객들을 보고는 저러다 인명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만약 화재발생이나 붕괴사고라도 난다면 끔찍한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번 다시 이 영화관을 찾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포항시나 관리·감독을 하는 기관에서 극장 시설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안전상태를 철저히 감독·점검해야 한다. 또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 시설이 낙후됐거나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는 극장에 대해서는 과감히 개봉관에서 제외시키는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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