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農者天下之大本’


들녘에는 황금 물결이 가득하고 쌀농사는 사상 유래없는 풍작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이 풍년을 기뻐해야할 농민들이 깊은 시름과 절망에 빠져있습니다. 쌀재고량의 누적과 유래없는 대풍작으로 쌀값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200만섬을 추가수매하겠다고 하지만 쌀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또 지난해 재고량을 안고있는 농협과 농협산하단체에서는 정부의 요구대로 무작정 수매를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쌀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쌀 수매를 기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쌀 생산량은 30퍼센트의 증산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소비량은 오히려 30퍼센트 줄어서 재고량의 누적과 폭락의 근본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상유례없는 생산량증가와 날로 줄어드는 소비량 등 앞으로의 쌀값은 상황이 더 나빠질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렇게 계속된다면 우리의 농사기반인 벼농사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쌀은 단순히 사서 먹는것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존립과 안보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요사이 매스컴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쌀 사주기 운동’ 등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와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여러정책적 고민과 대안의 고심중에 우리국민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이러한 운동입니다.
요사이 우리의 식생활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의 발달과 바쁜 생활은 기존의 밥중심의 식생활보다는 간편하고 빠른 음식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런 변화가 쌀중심의 우리 식생활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쌀을 중심으로 여러반찬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우리식사는 상당히 과학적이고 건강에도 월등히 좋은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쌀재고량은 적정량인 550만섬을 두 배가까이 초과한 1000만섬에 육박하고 있어 재고량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또 농협이 정부약정수매가 수준으로 벼를 사들이고 시가와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농민단체의 주장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차액보전은 현실적으로 힘든 모양입니다. 정부는 쌀값폭락 저지를 위해 정부재고미를 합리적으로 처리할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고 또 민간단체와 긴밀히 연계해서 쌀 소비를 촉진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합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쌀농사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합니다.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중에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쌀소비운동 밖에 달리 선택이 없습니다. 다른 것은 이런 저런 이유로 시행할수 없는 문제를 많이 안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부나름대로 이러한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적극성이 요구됩니다. 세계무역기구의 규정 때문에 차액보상이 어렵다면 이러한 방식으로라도 측면을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고량과 규정만 되풀이 말하면서 손을 놓고 있다면 농민들의 낙담과 절망은 더욱 커지고 농사에 대한 의욕은 더욱 꺾일 것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운동에 동참하는 뜻에서 쌀소비운동에 적극참여하고 쌀구매에 적극나서서 쌀값 폭락을 온국민이 함께 막는 국민운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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