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스머스’라는 병

소아병 중에‘마라스머스’라는 이상한 병이있다. 이 병은 주로 고아나 결손가정에서 외롭게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신체발육이 부진하고 온 몸에 힘이 빠지며 아무리 먹어도 허기지고 배가고파 특별한 병명도 알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마는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부모님의 품에 안기어 재롱을 부리고 어머니의 살내음을 맡아야 할 때에 어떤 사정으로 인하여 그것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나타나는데 사랑을 잘 받도록 배려만 한다면 이외로 쉽게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세계어린이운동의 발상지인 서울 종로의 수운회관 입구에는 어린이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그 비문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 삼 십년 사 십년 뒤진 옛 사람이/ 삼 십년 사 십년 앞 사람을/ 잡아끌지 말자/ 낡은 사람은 새 사람을 위하고/ 떠받쳐서만/ 그들의 뒤를 따라서만/ 밝은대로 나아갈 수 있고/ 새로워질 수 있고/ 무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미래의 희망이요, 나라의 기둥인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와 고통의 짐이 지워지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이혼율과 가족붕괴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심각한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는 어린이들이 맑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있다.
따뜻한 부모의 사랑 대신 이기주의 희생물로 천덕꾸러기가 되고 위로와 칭찬대신 방치와 왕따로 폭력을 당하고 있다.
얄팍한 상혼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컴퓨터게임과 인터넷의 불건전한 사이트에 중독되어 가고 심지어는 어른들의 성노리개 감으로 망가져 가고 있다.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자랄 수 있는 권리가 철저히 무시 당하거나 외면 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가 가정에서 누려야 할 권리로는‘고통없이 태어나 자랄 권리/ 부모로부터 사랑과 보호를 받을 권리/ 모국어를 배울 권리/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힐 권리/ 자유롭게 놀 권리’등과 어린이가 학교에서 누릴 권리로는 ‘학교로 부터 보호를 받을 권리/ 친구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 권리/ 주위로 부터 무시, 멸시 당하지 않을 권리/ 교사로 부터 부당한 지시, 명령, 체벌을 받지 않을 권리 등 각각 몇 가지만 열거해 봤다.
이러한 어린이권리들은 이미 유엔 아동권리헌장으로 명문화 되어있고 유엔어린이 권리선언문에도 명시되어 있다.
부모와 선생님들이 과연 어린이들이 권리를 누리도록 해주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겠다.
어린이는 칭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 어린이가 올바로 자라지 못하면 가정도 국가도 미래가 없다. 비근한 예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회관이 전국에 몇 군데나 있는가? 또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있는 곳이 시(市) 지역에 과연 몇이나 있는가?
어린이들은 자기들의 권익을 위해 겉으로는 소리내지 못하지만 항변으로 소리없이 외치고 있는점을 어른들, 특히 지도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결손가정 어린이, 부모는 있으나 학대받으며 심신의 병을 앓는 어린이, 이런 어린이가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짊어질수 있겠는가. 이런 어린이부터 구제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