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PI(경영혁신) 성공적 정착

68년 4월1일 창사와 함께 ‘영일만의 기적’으로 한국산업을 이끌며 국가경제 성장을 선도해 온 포철은 2001년7월1일, 33년3개월만에 철과 디지털을 조화롭게 다듬어 빚어 낸 PI(Process Innovation 경영혁신)로 다시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행 4개월이 넘어서면서 세계적인 베스트 ‘경영텍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포철의 PI를 분석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편집자 주>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소리없이 포스피아의 성공神話창조가 이어집니다”
“이제 더 이상 공기업 포철이 아니라, 투명경영과 경영혁신을 통해 꾸준히 체질을 바꿔가는 세계최고 경쟁력을 지향하는 유연한 조직입니다.”
민영화 1년을 보내고 성공적인 빅뱅의 결실을 거둬들인 포철직원들의 한결같은 자신감 넘치는 함성이다.
민영화이후 포철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포철 주주 구성도 바뀌었다. 완전 민영화한 이후 포철의 외국인 지분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민영화 이전 41%였던 외국인 지분은 현재 60%를 넘어서고 있다. 소유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됐다. 또 상임이사가 7명인데 비해 사외이사는 8명이나 된다. 사외이사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사회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
외관상으로도 딱딱하고 투박한 분위기의 묵은 때를 벗기위해 공장과 본사 출입구에 주부사원과 여직원을 배치했고 더운 여름철에도 긴팔 외이셔츠만을 고집해온 복장도 자율로 바뀌어 올 여름에는 컬러풀한 반팔와이셔츠가 유난히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영화 1년을 맞은 포철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국제적으로 철강가격이 자꾸 떨어진다는 점. 이중 내수 쪽은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포철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수출시장이다. 요즘 철강 경기는 바닥세다.
그러나 포철은 최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지털 경영과 외국사 제휴라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디지털 경영은 최근 포철이 가장 중점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포철이 성공적인 민간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 던 것은 유상부회장의 탁월한 선진경영과 일사불란하게 부드러운 변화에 동참한 전 직원들, 그리고 쇳물을 만드는 덩치 큰 기업답지 않게 정보화물결에 빠르게 적응한 디지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큰 덩치를 발빠르게 움직이도록 하는 도구가 바로 ‘디지털화’인 셈이다. 이미 온라인을 통한 철강판매망인 스틸앤닷컴, 물류관련입찰 사이트인 e로지스틱스 등의 B2B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또 다른 포철의 전략은 글로벌기업 다운 전략적 제휴. 어제의 적을 오늘의 친구로 만들었다. 이미 지난해 9월 신일본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일궈내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9월초 제휴 1년을 계기로 양사는 철강재 전자상거래는 물론 원자재 구매, IT 부문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세계적인 글로벌기업답게 투명한 주주관리도 돋보인다. 주주들을 편안하고 안심하게 하는 것이 포철의 IR 철학이다. 특히 10월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IR 평가 지수”라는 객관적인 잣대를 통해 자사의 IR(기업소개) 활동을 평가받기로 하는등 IR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당초 민영화이후 우려되던 대 지역협력의 소홀도 기우에 그쳤다.
지난해 포항테크노파크조성에 거액의 투자와 부지현물 출자에 이어 얼마 전 준공된 환호해맞이 공원에도 포철인들의 정성이 모아졌다.
지역사회와 장시간 논란을 빚었던 송도백사장 유실문제는 일단 주민과 포항시, 포철의 원만한 합의속에 재용역에 들어갔고 스스로 환경정책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하반기부터 환경지수(POSEPI)를 도입, 제철소 인근의 오염도를 지역에 실시간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위주로 관리해 왔으나, 이번에 개발한 환경지수는 오염물질 배출량은 물론 연,원료사용량, 환경관련 투자 등 환경관리 활동내용, 주변환경 개선정도 등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 평가결과는 전사 통합 업무시스템인 POSPIA를 통해 기준치와 비교함으로써 환경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 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같은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 다시 시작한 한살바기 민간기업의 과제는 많다. 수요가와 지역사회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때 진정한 지역속의 민간기업, 향기나는 기업문화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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