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다리 ’<민음사>-박종해 세번째 시집 연작시 ‘노숙자’등 주옥같은 작품 66편 묶어

대구동부여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박종해시인이 세번째 시집‘하늘의 다리’를 출간했다.
울산에서 출생한 박시인은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198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제 1시집‘이강산 녹음방초’, 제 2시집‘고로쇠 나무 아래서’를 출간한 후 5년만에 세번째 시집‘하늘의 다리’를 냈다.
시와 현실과의 관계는 시와 삶의 관계와 비슷하다. 때문에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이면서도 동일하지 않는 시와 삶의 관계를 박시인은 적절히 유지하면서 삶의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 1부 ‘하늘의 다리’, 제 2부 ‘빈 집에 돌아와’, 제 3부 ‘지상의 언덕’, 제 4부‘깨달음’, 제 5부‘노숙자’등으로 나누어진 이번 시집에는 박시인이 그동안 틈틈이 써온 시 66편이 실려있다.
‘단풍’‘깨달음’‘무주공산’, 연작시‘노숙자’등에서 보여주듯 이번 시들은 박시인이 시작생활을 하면서 시와 삶과의 거리를 얼마나 가까이 두고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서의 자신의 처지를 푸른 상록수 사이에서 노란 잎사귀를 떨구고 있는 은행나무에 비유한 시‘깨달음’은 회갑을 바라보는 시인으로서 철부지함을 나타낼 만큼 순진함이 배어있다.
‘교장이 되고부터 왕따가 되는 기분이었소’라고 읊을 만큼 자신이 ‘왕따’당한 기분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면서 순진함을 나타내고 있다.
주인없는 설악산/한 줌 돌무더기/ 물아래 스님 그림자 사라지고/ 푸른 산도 걸어오다가/발걸음을 멈춘다/주인이 하늘길을 고치고 오는 동안/물소리 새소리도 숨을 죽이고(시 무주공산 중에서).
속초에 살며 수 십년 동안 설악산을 노래하다 작고한 이성선시인을 생각하는 절창의 시로 현실에 얽매여 있지만 박종해 시인의 수양과 무관하지 않음을. 박시인의 자질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의 시들이‘하늘의 다리’가 보여주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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