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혹사시키는 오락프로

겉으로 화려해보이는 연예인들에게는 항상 신변과 신체적 위험 그리고 루머와 감시의 눈길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일상이 노출된 그들은 항상 불안하다. 심지어 방송 프로를 소화하는 가운데 신체적 정신적 위험은 함정처럼 널려있다. 또 각종 루머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호기심과 관심의 시선은 그들을 늘 부담스럽게 한다. 자고나면 모군과 모양이 뜨거운 관계라는 루머가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황색저널과 인터넷을 달군다. 요즘 가수나 텔런트들은 본업보다는 각종 토크 쇼, 게임이나 운동 프로에 출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것이 엽기적이든,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던, 위험에 빠지든 어쨌든 방송을 만족시켜야 한다. 대중인기를 먹고 사는 가수와 텔런트들은 방송사가 요구하면 감지덕지하면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 꼭두각시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가수건 텔런트건 모두가 코미디언이나 개그맨화를 요구하던 방송이 이젠 그들을 묘기 대행진장으로 내몰고 있다. 지상파3사의 버라이어티 쇼를 보면 가히 만능인이 되어야 연예인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아기와 동물의 귀여움이 브라운관을 채우더니 최근엔 월드컵 열기를 바탕으로 각종 게임과 체력단련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위험부담이 많은 서어커스까지 연예인이 소화해야 할 한 장르가 됐다. 이런 방송사들이 스타들의 체력과 운동신경을 알아보는 프로로는 전통과 관록을 자랑하는 「출발 드림팀」이 대표적이다. 많은 고정펜을 확보하고 있는 「출발 드림팀」 멤버는 가히 올림픽 선수급이다. 이런 프로들로 인하여 많은 인기를 누린 스타도 존재하지만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인기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이 SBS 「좋은 친구들」 촬영도중 머리를 부딪쳐 병원에 입원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아울러 목표달성 토요일의 경우도 가수 김현정이 큰 부상을 입은 경우가 있었다.
이밖에도 각종 게임 및 해외여행 및 동물과의 코너에서 곤혹을 겪는 연예인은 부지기수다. 때로는 해외 프로그램을 수행하다 얻은 병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명함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방송사의 거대한 힘을 연예인이 거부하기는 너무 힘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런 풍토를 악용하여 방송사는 스타의 본업보다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개인기를 요구하고 무너지고 깨어지는 코너로 내몰고 있다. 스타가 되고 싶은 연예인은 방송에 자주 출연해 개인기를 선보여야 얼굴을 알릴 수 있고 위험을 무릎쓰고 달리고 뛰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연예계의 현주소이다.
안전장치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연예인들이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수있게 하는 것이 방송사의 선택해야 할 몫이 아닐까. 1000회를 눈앞에 둔 가족오락관과 드라마의 전원일기, 전국노래자랑은 연예인들의 가학이 없어도 즐겁고 유익한 장수프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직 시청자들의 사랑을 바라는 그들을 기어이 꼬집고 비틀어야 즐거운 좋은 프로가 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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