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로 나가보면 산이 많은 나라에 살고 있음을 새삼 감사하게 된다. 철따라 변하는 자연을 볼 수 있음에, 미처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얻어지는 행복에 새삼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시외로 나갔다가 걱정스러웠던 것은 것은 우리나라의 산허리마다 무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가운데서 사치스러운 분묘가 너무 많다는 걸 느꼈다. 환경파괴다, 생태계 파괴다 하면서 연일 시끄러운 와중에 호화 분묘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사치스럽고 큰 평수를 차지한 분묘를 보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살아 있는 사람도 저런 큰 평수를 차지하며 살고 있을까. 또 앞으로도 살게 될 것인가. 또 한번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조상에 대한 예우는 좋지만 저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싶은 생각에.
작년에 중국에 갈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산야에 무덤이 없었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크고 인구도 많은 나라인데 궁금하기도 하고 이상하다 싶어 안내원에게 물어 보았다. 그런데 그 안내원의 대답이 “이 나라는 법이 너무 엄하기 때문에 무덤은 절대 못한다” 고 했다. 국민 대개가 화장을 선호하며 무덤을 꼭 하고 싶은 사람은 화장해서 가족납골당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사치스러운 분묘만이 조상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는 것인지 반성해볼 일이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호화분묘를 조성한다고 가정해 보면 전 산야가 무덤으로 변할 것이다. 그뿐인가. 채석을 한다고 산을 뒤집어 놓기도 한다. 그것도 아무런 대책 없이 파헤쳐 놓는다. 푸른 숲, 깨끗한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환경운동을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닌지 실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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