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무료경기 부탁해놓고 운동장 사용 불가 조치

25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세네갈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가 대구시의 홀대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포항선수단은 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3시께 잔디적응 훈련을 위해 대구시민운동장을 찾았으나 시설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제지로 포항으로발길을 돌리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포항선수단이 운동장에 들어서자 관리소 직원들은 사전에 대구시월드컵지원반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훈련불가를 통보, 선수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설관리소측과 월드컵지원반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행태를 보여 월드컵 개최도시인 대구시의 행정이 완전히 겉돌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월드컵지원반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훈련일정을 관리소측에 전달했다”며 “양팀이 같은 시간대에 운동장을 사용하기로 했다가 세네갈팀이 시간을 변경하자 포항팀도 다른 구장으로 가는 것으로 관리소 직원들이 착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리소측은 “월드컵지원반으로부터 이날 훈련일정에 대해 어떠한 통보도 받은 바 없다”며 “아마도 업무 폭주로 인해 월드컵지원반 담당자가 깜빡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대구시측의 원활하지 못한 업무처리로 인해 낭패를 당한 포항구단은 당초 대구시가 이번 친선경기를 제의하면서 경비 절감 등의 이유로 노 개런티 출전을 간곡히 부탁한 입장이어서 대구시의 무성의한 업무처리에 더욱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포항구단은 통상적으로 받는 개런티를 포기하면서까지 국가적 대사인 2002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그동안 대구시측의 요구에 순순히 응해왔지만 훈련장 사용조차 하지 못하는 심한 푸대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포항구단 관계자는 “당초 대구시로부터 친선경기를 제의받을 당시에는 유료경기라는 명확한 제시가 없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 개런티를 감수하면서 경기를 수락했다”면서 “하지만 대구시가 총 2만여장에 달하는 입장권을 판매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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