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가장 큰 덕목은 정치를 잘하여 백성을 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런 사상을 가진 군주들이 이상으로 여기고 항상 표본으로 삼고자 한 시대가 바로 중국의 요, 순 두 임금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두 임금은 언제나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치를 펴서 나라가 태평성대였다. 이 두 임금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국민들이 나라의 임금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었다고 한다. 곧 그 나라 국민이 잘 사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정도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에도 적용되어 가장 살기 좋은 국가의 하나라는 스위스의 선거 투표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것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그 반대도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선거풍토다. 때마다 반복되는 이전투구의 정치공방, 각종 비리에 얼룩져 있으면서도 자신만은 깨끗하니까 표를 부탁한다는 뻔뻔한 자세, 실효성 없는 선심성 공약의 남발 등 이런 것들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고, 전혀 개선되지 않는 모습들이다. 국민들은 갖은 혐오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지역에 누가 출마하는지 조차 무관심하게 되는 것이다. 결코 요, 순시대와 같은 무관심이 아니다.
이번으로 세 번째인 지방선거가 오는 13일 실시된다. 이미 각 지역의 출마자들은 당선이 되기 위한 다양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명사라고 하는 지방선거가 지역민을 위한 ‘참된 일꾼’을 뽑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출마자나 운동원들 모두는 상대후보비방, 금품살포, 지역감정 조장 등의 불·탈법 선거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도록 공명선거 분위기 정착에 앞장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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