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자 구단주 망언…히딩크 “유치하다”

한국을 월드컵 8강으로 견인한 ‘골든보이’ 안정환(26)이이탈리아의 소속팀 페루자에서 쫓겨났다.
페루자의 루치아노 가우치 구단주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민간방송 ‘라 7’과의 인터뷰에서 임대계약중인 안정환과 재계약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의 충격적인 패배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우치 구단주는 또 안정환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과 원색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이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그는 샌드위치조차 사먹을돈이 없는 길잃는 염소같은 신세였다”고 조롱한 뒤 “그는 팀에서 아무런 하는 일도없이 이제 부자가 됐으며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고 말했다.
또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과 재계약하려면 153만달러나 지급해야 하지만 그럴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그는 한달에 48달러(약 6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근거도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안정환의 눈부신 활약때문에 16강에서 주저앉은 이탈리아는 나라 전체가 깊은충격에 빠진 상태에서 가우치 구단주가 망언을 쏟아 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0일 페루자구단주의 안정환 관련 비하발언에 대해 “유치하다”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과의 8강전을 이틀 앞둔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오전훈련을 마친 뒤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축구를 망쳤다”는 가우치 구단주의발언에 대해 “정말 그랬다면 유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20일 영국 BBC방송의 인터넷사이트(www.bbc.co.uk)에 따르면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의 방출은 순전히 그의 발언때문이었다”며 “그 발언은 나는 물론 이탈리아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이 “한국축구가 이탈리아보다 우월하다(superior)”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로 안정환이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이처럼 말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와 함께 안정환의 방출은 그가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탈락시키는 결승골을 넣었기 때문이 아니며 월드컵 이전에 미리 결정됐던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는 자신의 조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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