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풍으로 일선 중고교의 시험시기 연기 등 학사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학원가도 정상수업을 못해 몸살을 앓고 있다.
달서구 용산동 A입시학원은 25일 한국-독일전이 있던 날 60명의 수강생 중 겨우 10명 안팎만이 수업에 참가해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22일 스페인전은 물론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거의 비슷하다..
학원측 관계자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의 시험 진도를 맞춰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월드컵 열기에 빠져 정상 수업을 못하고 있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수강료를 환불해 줘야 되는 게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에 딱 부러진 대답을 못하고 있다.
상인동 B입시학원의 고3 학생들도 학교시험을 뒤로한 채 현장 응원 참가 등 축구삼매경(?)에 빠져 학원측이 난처한 입장이다. 학원 강사들은 “월드컵 경기로 빼먹은 수업을 보충해야 되지만 한국팀의 승승장구로 보충수업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며 걱정했다.
이 학원 원장은 학원문을 닫는다는 협박(?)에 “우리들의 열정을 몰라준다”는 학생들의 항의에 곤혹스러운 눈치다.
이처럼 상당수 학원이 수업진행에 차질을 빚자 한국팀의 경기 당일에는 아예 휴강을 선하는 경우도 잦다.
용산동 모 컴퓨터 학원의 김모 강사(29)는 “전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된 마당에 피끓는 학생들은 오죽 하겠느냐”며 “월드컵 응원에 흠뻑 젖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리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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