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브랜드 최고 과시 경기 관람문화 너무나 깔끔

한국 축구 역사상 전례없는 4강 신화를 이룩한 2002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6월 한달 동안 달구벌은 물론 한반도 전체를 후끈 달군 이번 월드컵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국팀의 4강 진출과 붉은악마들의 응원문화는 대한민국을 일제와 한국전쟁을 거쳐 IMF외환위기를 맞은 혼돈과 갈등의 분단국가가 아닌 역동적이고 화합으로 가득찬 국가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은 당초 온 국민이 염원했던 월드컵 첫승을 휠씬 뛰어넘어 4강 진출이라는 대 역사를 세웠으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친 길거리 응원단은 한민족의 무서운 저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했다.
달구벌은 국내 월드컵 개최도시 중 가장 많은 4차례의 경기를 성공리에 치렀고, 한국에서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킴으로서 유사이래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가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시민들은 자가용 안타기운동과 차량2부제에 적극 동참했으며, 경기장 관전문화도 어느 한곳 흠 잡을데 없을 만큼 깔끔했다.
특히 월드컵 기간 중 실시된 차량 2부제의 경우 경기당일엔 무려 80%의 참여율을 보였고, 길거리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쓰레기를 스스로 챙기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선보였다.
비록 대구·경북지역은 월드컵 기간 동안 기대와는 달리 관광·숙박 등에 있어 특수를 누리지 못했지만 월드컵 4경기를 치르면서 ‘패션도시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는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됐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때 내·외신기자 1천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고 TV중계를 통해 지구촌 안방에 화합의 물결이 넘치는 대구 이미지를 널리 알렸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4천700만 국민이 `붉은 물결’로 하나가 된 응원전에 발빠르게 부응, 범어네거리를 거리 응원장으로 과감하게 개방한 것은 이번 월드컵을 시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켜 지역 특유의 배타성을 떨쳐 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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