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보 부인 한여사 간여 인상 발언

김대업씨가 12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함으로써그 내용 및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측은 이날 김씨와 김도술 전 국군수도통합병원 부사관간의 대화가 녹음된테이프 1개와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녹취록 일부 내용을 취재진에 보여주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테이프에는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가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연루됐다는 김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김씨측은 주장했다.
김씨측은 녹취록 표지와 일부 내용을 삭제한 A4지 크기의 녹취록 본문 한장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한 여사가 간여했다는 인상을 주는 김도술씨의 발언이 포함돼 있다.
녹취록에는 김도술씨가 ‘전부 다 현금으로?’라는 김대업씨의 질문에 ‘예’라고 답한 뒤 ‘병무청.·다방.·’, ‘대통령 선거 때 문제가 되어 시끄러울 때 전화가 와서..·그 때..·이00씨와 000씨는 TV에 자주..·알게 됐습니다..·보충대에 체중미달로 부탁··’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돼 있다.
기자들이 김씨측이 제공한 녹취록 중 글자가 가려진 부분을 불빛에 비춰 본 결과 이름이 여백처리된 사람은 이 후보와 한 여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내용으로 유추해 볼 때 김도술씨는 김대업씨와의 대화에서 ‘병무청 인근다방에서 정연씨의 병역면제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체중미달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도록 알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녹취록 중 공개되지 않은 부분에 김도술씨가 정연씨 관련 부탁을 받고 전문 병역브로커로 알려진 ‘변 실장’이란 인물에게 다시 병역면제를 부탁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 김씨측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녹취록을 제출받은 검찰은 예상보다 담담한 모습이다. 녹취록 내용중 상당 부분이 김대업씨가 그간 언론 등을 통해 주장해온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를 상대로 녹취록 내용을 간접적으로 파악해본 결과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녹취록이 제출된 만큼 김도술씨와 변씨, 이 후보측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한 사실확인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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