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직구·정교한 제구력·두뇌 피칭 국내진출 3개월만에 시즌8승 맹활약

삼성의 외국인투수 나르시소 엘비라(35)는 팀내에서 ‘승리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지난 5월 어깨 부상으로 퇴출된 매트 루크 대체선수로 입국한 엘비라가 쾌조의 5연승을 달리며 국내 진출 3개월만에 시즌 8승째를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아깝게 우승을 내줬던 두산과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11일 선발로 나선 엘비라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엘비라는 최고구속 150㎞의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7안타 2실점으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보다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과 상대타자의 심리를 읽는 두뇌피칭으로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엘비라는 지난 해 에이스로 활약하다 한국시리즈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투구로 우승 좌절의 빌미를 제공했던 갈베스에 비해 실력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팀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유남호 수석코치는 “갈베스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엘비라는 구속이 조금 떨어지지만 노련하고 지능적인 플레이로 맹활약하고 있고 갈베스와 달리 별다른 돌출행동없이 국내 야구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엘비라의 실력은 그동안 피칭 내용을 보더라도 금방 알 수 있다.
선발등판한 13경기에서 8승을 올리는 빠른 페이스를 보여준 것 뿐 아니라 무려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를 기록하는 빼어난 피칭을 보여줬던 것· 타선의 화력지원만 충분히 받았다면 승수를 휠씬 더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 5월26일 LG전에서 8⅓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7안타로 단 1실점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첫 패를 기록했고 6월7일 기아전에서도 8이닝을 2실점하고도 빈약한 타선 탓에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엘비라는 팀 타선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달 14일 SK전부터 11일 두산전까지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5연승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특히 지난 달 26일 두산전과 31일 한화전에서는 각각 8이닝과 7이닝을 던지고도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쾌투를 선사, 최근 팀 상승세의 발판 역할을 했다.
지난 2000년 일본프로야구 긴데쓰 시절 세이부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엘비라가 팀의 선발주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 꿈을 실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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