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평양 종합체육관’ 공사 철강재 출하

“영일만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쇠를 담금질한다.”
“메이드 인 포스코가 평양의 지붕을 덮는다”
최근 남북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동해선 철도 복원과 북한 투자사절단 파견 등으로 남북간 화해무드가 급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철강기업이자 ‘영일만의 자존심’인 포스코가 통일로 가는 비단길을 깔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북한과 철강재 및 철강 원료를 주고 받은데 이어 최근 포스코에서 생산된 철강재가 북한의 심장부 평양의 체육관 지붕을 덮는 상징적인 의미의 ‘큰일’이 일어났다.
포스코는 최근 현대아산이 발주하고 현대건설이 건설하고 있는 ‘평양현대아산 종합체육관’의 지붕 재료로 스테인레스강 40t을 출하했다.
체육관 지붕 마감재로 공급되는 이 철강재는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건물의 외형가운데 가장 신경을 쓰야 할 상징적인 곳에 사용돼 그 의미가 크다.
포스코가 공급한 스테인레스강은 POS445강으로, 크롬과 몰리브덴 함유량이 높아 부식에 강하며, 양양공항 및 대구공항의 지붕재로 사용된 바 있다.
특히 포스코는 체육관의 얼굴과 같은 지붕에 자체 생산한 고급 철강재를 공급함으로써 우수한 철강 기술력을 국내는 물론 북한땅에 까지 알리는 기회를 갖게 됐다.
포스코가 북한에 간접적으로나마 고급강을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92년 냉연강판 5천t을 북한에 공급했고 지난 98년에는 북한으로부터 선철·합금철·고철 등 부원료 1만 8천t을 반입한 바 있다.
이번 스테인레스강은 지붕 시공을 담당한 한림이앤씨에서 지붕재로 1차 가공한 후 인천항을 통해 평양으로 운반할 예정이다. 평양 시내 보통강 유역에 자리잡은 평양현대아산 종합체육관은 장충체육관의 1.5배 규모로, 지난 99년 9월에 착공돼 올해 말경에 완공된다.
포스코와 북한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북한 특사들이 남쪽을 방문할때마다 포항제철소를 찾아왔으며 유상부 포스코회장도 비공식적으로 북한으로 들어가 철강설비를 진단해 주고 돌아온 적이 있는 등 각별한 연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0년 9월 김용순 북한 노동당비서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포항을 찾아 유상부 포스코회장과 장시간 대담을 나눈 배경에는‘포항제철소’에 대한 북한의 각별한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고의 목표로 내 건 ‘경제재건’의 이상적인 모델로 포스코를 정조준하고 있은지 오래다.
실제로 지난 68년 설립된 포스코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 근대화의 견인차로 새마을 운동과 함께‘영일만신화’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어 이를 북한이 예의주시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
또 앞으로 동해선 복구와 남북간 도로개설에 철강재가 집중 공급되는 것을 계기로 양측 최대 제철소인 포항제철소와 김책제철소간의 직접 교류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상부회장은 전무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91년, 비공식적으로 북한 김책제철소를 방문, 설비진단 평가서를 낸 적이 있다.
포스코와 비교되는 북한 최대규모의 김책제철소는 함경북도 청진에 위치하고 종업원수도 포스코와 비슷한 2만여명이며 선철 240만t, 강철 200만t등 총 600만t의 연간생산량을 보여 조강생산규모는 포스코(2천800만t)의 5분의1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8년 북한으로부터 선철, 합금철, 고철 등 부원료 1만8천t을, 95년에는 철광석 1만4천t과 무연탄 5천t을 각각 반입한 적이 있으며 92년에는 석도강판제품 5천t을 북한에 반출했고, 95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무연탄 5천t과 철광석 1만 4천t을 시험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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