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곳 옮겨 제구실 못해

보행자 통행권 확보 및 보도블럭 보호를 위해 설치한 차량 방지턱에 대한 관리 소홀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 개설한 인도가 불법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시 지하철건설본부는 지하철 2호선 공사와 병행해 지난해 말부터 수성구 범어네거리~남부정류장 구간 10.7km에 대해 인도 정비를 실시, 지난 6월 기본공사를 마무리했다.
지하철건설본부측은 이후 보행권을 확보하고 보도블럭 파손을 막기 위해 이 일대 인도 곳곳에 800여개의 차량 방지턱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곳은 현재 차량 방지턱이 제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한곳으로 몰려 방치된 채 불법 주차차량들이 새로 개설한 인도를 무단으로 점령하고 있다. <사진>
인근 상가를 출입하는 운전자의 것으로 보이는 이들 차량들은 보도와 인도 사이를 주차장 진입로처럼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행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인도블럭 가운데 일부는 불법 주차차량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벌써부터 균형이 뒤틀려 틈이 생기는 등 많은 예산을 들여 최근 새로 설치한 인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하철건설본부와 수성구청은 관리권을 두고 최종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량 방지턱 관리 및 불법 주차차량 단속을 미루고 있다.
주민 박모씨는 “인도에 어지럽게 주차된 차량들로 보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인도가 행정기관의 관리 소홀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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