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결혼식은 오후 1시 30분, 그날이 길일인지 예식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층층마다 사람이 붐비고 있었다.
예식이 시작되고 주례를 맡은 사람이 신랑·신부를 위해 일장 훈시와 같은 주례를 하고 있는데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하더니 주례사 도중 좌석이 반쯤은 텅 비어버렸다.
이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식이 끝나면 사람들로 붐빌테니 식이 끝나기 전에 미리 식당에 가서 밥을 먹겠다는 생각에서다. 신랑측 하객들은 시골 사람들이 많아 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앉아 있었으나 신부측 하객들이 우르르 빠져나가자 상당히 당황하는 눈빛이었다.
하객으로 참석했으면 최소한 주례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주는 예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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