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결정됐다. 국민은 패기 있는 젊은 지도자를 선택했다. 무언가 신선한 변화를 바라고 ‘젊은 한국’이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선거였다. 그가 얼마나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느냐에 따라 이 나라가 ‘살맛 나는 나라’도 되고, ‘떠나고 싶은 나라’도 될 것이다.
부정부패가 횡행하지 않는 나라는 살맛나는 나라다. 권력자 주변의 권력형부패는 우리나라의 고질병이다. 이 병을 젊은 대통령이 고쳐주기를 바란다.‘세계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나라별 청렴도에서 1위는 핀란드이고 꼴찌는 방글라데시였으며, 90여개국중 한국은 40~50위 사이를 오갔다. 이 等位는 OECD국가중에서 꼴찌에 해당한다. 새대통령은 이 부끄러움을 많이 감소시켜주었으면 한다.
노무현당선자는 상고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통과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공단지역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웠던 ‘노동자 인권변호사’였다.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그는 젊음을 바쳤다. 따라서 그에게 던져진 표에는 그의 깨끗한 정신이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盧당선자는 이 국민의 바람을 마음 깊이 새겨주었으면 한다.
“주권자는 투표일까지만 주권자이고, 다음날부터 노예로 돌아간다”란 말도 있다. 새대통령은 이 말을 ‘지워버리는’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후보들은 숱한 공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국민의 충실한 머슴’이 되겠다는 의지를 누누히 피력했다. 그 의지가 ‘대통령직에 등극하는 순간’ 희미한 기억속으로 사라져서는 안되겠다.
公約이란‘입맛에 맞고 귀에 솔깃한 약속’이고, 국민들도 선거 지나고나면 차츰 잊고말지만, 당선자만은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영국 처칠수상도 “훌륭한 정치가란 국민에게 장미빛 미래를 약속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실현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질 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했다.
그 말은 “국민을 잘 속여라”는 뜻이 아니라, 항상 그 약속을 생각하고 잘 실현되지 않는 이유를 국민들 앞에 늘 설명하면서 ‘책임감 있고, 신뢰성을 보여주는’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새대통령 당선자는 ‘말에 대한 책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토균형발전문제, 지역인재 양성과 활용문제, 정치 행정부의 지역 이전문제 등은 지역사회의 최대 관심사이다. 그 공약을 최선을 다해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한나라당이 실패한 것은 철새정치인들을 대거 받아들인 것도 한 요인이다. 강한 쪽에 빌붙어 계속 단물을 빨아먹어보자는 그 志操 없는 기회주의자들을 무분별하게 영입한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
“간사하고 영악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마치 눈(雪)이 먹물속에 떨어져 녹아 물이 되긴 했으나 그 색깔이 더러워지는 것과 같고, 단아하고 방정한 사람과 사귀는 것은 마치 숯이 향로에 들어가 타서 재가 되기는 하되 香이 스며 있는 것과 같다” 宋나라의 ‘허패’란 학자가 한 말이다. 새 대통령 당선자는 ‘눈이 먹물속에 떨어져 더러운 물이 되지 않도록’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기를 바란다.
對北문제, 對美문제, 對日문제 등 외교관계는 지금 매우 민감하다. 한반도평화에 있어 중대한 고빗길이다.‘악의 축’과 북한 핵문제로 이어지는 北美관계의 긴장도는 그 위험수위가 매우 높다.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의지와 탁월한 외교능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노무현후보를 지지했던 것은 이 중차대한 문제를 소신 있게 풀어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무겁고 힘든 짐’을 지는 자리이다. 국민은 그 課題들을 잘 해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패기 있는 지도자에게 통치권을 위임한 것이다. 아무쪼록 새대통령은 ‘권력의 단물’을 멀리하고 ‘숙제해결’에 몰두하는 진정한 통치권 受任者가 되어서 앞으로 5년간 국민들이 행복한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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