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가족 대책위, 시청앞 격렬 시위
철저한 진상 규명·시장 면담 등 요구

대구에서 열린 관계장관 대책회의에 때맞춰 시민단체대책위원회와 희생자가족대책위원회는 시청 앞에서 격렬한 집회를 가졌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은 20일 오전 8시부터 시청 앞 주차장에 모여 ‘지하철참사 진상규명 촉구 시민대회’를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구시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경찰은 1천여명의 경비 병력을 투입해 시청 건물을 에워싸고 주변 도로도 차량진입을 완전 통제했다.
이에 격분한 유가족들은 관계장관 대책회의 시작 전부터 시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저지당하자 계란과 모래, 깨진 벽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유족들은 경찰과 심한 마찰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유가족 김모씨(39)는 “이렇게 대구에 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도 모두가 그때뿐이고 달라진 게 없는 것이 한심스럽다”며 “우리가 벌이고 있는 투쟁은 우리만을 위한 투쟁이 아닌 대구 전체를 위한 일인데도 시민들의 호응분위기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가족 김모씨(32)는 “대구시가 보여준 태도에 대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이젠 지쳐 모든 의욕을 상실했으며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데 살면 뭐 하겠냐”고 허탈했다.
한편 이날 항의 집회에서 윤석기 위원장은 고건 총리가 관계장관 회의 후 희생자 가족 대책위원들을 만나겠다는 당초의 약속과 달리 대구전시컨벤션센터로 바로 이동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하자 조금 뒤 대구공항에서 면담하고 돌아와 유가족들에게 결과를 보고 한 뒤 오후 4시께 해산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