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쉼터 확충 등 신고자 구제책 마련 절실

가정폭력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최근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부부간의 다툼이 늘고 있고 성 개방 풍조가 만연하면서 배우자 부정이 원인이 된 폭력이 빈발하고 있다.
심지어 남편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은 여성들도 한 달에 2~3명 꼴로 발생, 상담사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상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4일 포항생명의 전화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이유로 상담하는 건수가 하루 2~3건으로 한 달에 70명 가량이 방문 상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내용으로는 신용카드 빚 등 경제난, 배우자의 부정, 알코올 병리현상으로 인한 폭행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육아 등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남편의 상담 건수도 점차 늘고 있어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가정폭력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이전까지 잠재돼 있던 가정폭력에 대한 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으나 경찰조사 후 사후처리 미비와 피해여성보호소인 여성쉼터 시설이 부족해 신고 여성들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남편으로부터 폭행 당하는 아내들이 신고를 꺼리는 형편이어서 실제 가정폭력이 신고건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포항관내 경찰서에서도 하루 1~2건의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 남편과 아내가 피의자와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는 어색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주로 금전문제, 배우자 부정, 늦은 귀가 등이 원인이 돼 부부싸움이 일어나 결국 폭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생명의 전화 관계자는 “가정폭력특례법이 시행된 이후 2년 간 신고건수가 급증했는데 사후처리가 미흡하다 보니 약 2년전부터 피해자들이 신고를 기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피해여성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여성쉼터 시설이 대폭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여성들이 ‘사람은 좋은데 술이 문제’라는 인식에서 탈피,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음주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알코올에 의한 인격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적절한 인격치료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