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 독거노인 300여명 6년간 방문간호

“비록 불편한 몸으로 혼자 살고 있으나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남부럽지 않습니다”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6년째 방문 봉사활동을 펼치는 지역의 한 보건소가 있어 5월 가정의 달에 잔잔한 감동을 더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 수성구보건소(소장 이정근). 수성구보건소는 지난 99년부터 관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방문간호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방문간호사업은 만성질환, 고위험질환 등으로 병마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보건·복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보다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것.
방문간호사업은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의 삶을 접한 몇몇 수성구보건소 직원들이 틈을 내 이들을 돌보면서 시작됐다.
이후 점차 동료들간 봉사활동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전직원들과 간병인 자원봉사자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봉사활동으로 변모해 독거노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직원들은 매달 성금을 모아 노인들에게 쌀과 고기, 난방연료 등 경제적 지원은 물론, 이·미용서비스, 설거지·청소 가사 도우미 활동에 이어 심지어 기저귀까지 갈아주며 노인들의 가족이 되고 있다.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에는 평소 불편한 몸 때문에 집밖을 나서지 못했던 노인 15명을 대상으로 ‘효도 건강나들이’행사를 가져 노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휠체어에 몸을 실은 노인들은 수성구보건소 직원으로 구성된 ‘흥 사랑팀’의 사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세상 나들이의 첫발을 내 디뎠다.
어버이 노래와 민요를 들려주는 수성구여성합창단의 노래 공연이 이어지면서 그 동안 갈망했던 인정(人情)을 실감하자 연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보건소 간병인 수료생 자원봉사자 30명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달성공원에서는 TV 등을 통해서만 볼수 있었던 원숭이, 코끼리, 사자 등 동물들을 실제로 본 것이 신기한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점심시간.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도시락을 공원에서 먹는 재미도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김모 할머니(69)는 “살아생전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즐거운 나들이는 목욕탕으로 이어졌다. 수성구 중동 한 목욕탕에서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에 나선 노인들은 꿈에서만 바라던 희망이 현실로 다가온 것.
얼마 만에 가본 대중탕이었을까. 노인들은 탕속에서 아이처럼 물장구를 치는등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지역의 현대병원과 수성구모범운전자회, 경림라이온스클럽 등 단체와 기업들이 후원을 했으며, 앞으로도 불우 노인들에게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기로 약속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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