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초기부터 국회의장 선출을 필두로 시작된 17대 국회 파행이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계속되는 밥그릇 싸움에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수석원내부대표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진 상임위 및 특위 위원장 배분, 예결특위 일반 상임위 전환, 임시국회 의사일정 등에 대한 이견절충을 시도했으나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제난과 주한미군 철수, 국민연금, 쓰레기 만두소 등 각종 현안은 쌓여가고 있지만 이를 다뤄야할 국회는 상임위 구성조차 못한 채 공전만 거듭하는 셈이다.
국회 공전에는 양당 모두 자신의 밥그릇은 고수하면서 상대당의 양보만을 요구하는 구태의연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문제를 우선 논의키로 한 국회개혁특위의 구성 시기와 특위위원장 배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 17대 국회 원 구성 협상 합의에 실패했다.
한나라당은 국회개혁특위를 우선 구성해 곧바로 활동에 착수하고 위원장직을 한나라당이 맡을 것을 주장했다.
반면, 열린 우리당은 국회개혁특위 구성을 상임위·특위 배분 및 당초 여야대표회담에서 합의한 국회개혁특위, 정치개혁특위, 남북관계발전특위 등 6개 특위 구성시 함께 할 것을 주장했다.
상임위. 특위 위원장 배분에 대해서도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교섭단체의 의석수 비율에 따라 열린 우리당 11, 한나라당 8개를 나눠 가지자는 입장을 고수했고, 한나라당은 비교섭단체를 배려해 10(열린 우리당): 8(한나라당): 1(비교섭단체)’로 하자고 맞섰다.
열린 우리당은 운영, 법사, 문광, 재경, 통외통, 국방, 보건복지, 건교, 정보위를 한나라당은 역할과 정치적 비중이 비슷한 상임위를 묶어서 여야가 하나씩 나눠 갖자는 입장이다.
임시국회 의사일정과 관련, 한나라당은 금주 중에 교섭단체대표연설, 내주 대 정부질문을 실시하면서 상임위원장 배분협상 등을 진행해 나갈 것을 주장한 반면, 열린 우리당은 모든 협상을 끝낸 뒤 임시국회 일정에 돌입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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