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386 세대' 의원들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이후 중국에 대한 시각차를 표출하고 있다.
운동권 출신이 주류인 386 세대 의원들은 그동안 대다수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중국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된 이후 386 의원들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시각이 분화되는 양상이다.
우선 중국의 역사왜곡에도 불구하고 대미 자주외교에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역사왜곡 사태의 책임은 중국에 있지만, 문제의핵심은우리 정부의 대미 종속적 외교라는 주장이다.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10일 우리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역사왜곡사태의 원인은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온데서 찾아야한다"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의도적인 역사왜곡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 왜곡 사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이유는 해방 이후 우리 외교가 미국에 편향됐고,국제사회에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미 종속적인 외교 관점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이같은 기초 위에서 중국에 대해서도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을 갖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에 탈북자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자주적인 목소리로 들리지만 미국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고, 대미 종속적인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386 의원들은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우리나라는 동북아시대에서 힘의 중심지 역할을 찾아나가야 한다"며 "성장한 국력에 걸맞게 때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당당하게 할말은 하는 노선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총선 직후 우리당 의원 과반수가 향후 중점을 둬야할 외교 파트너로 중국을 꼽은 것과 관련, "중국과 가까워야 된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안보나통상을 고려할 때 관계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뒤 "고구려사왜곡문제로 양국 사이에 일정한 장애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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