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날 아테네에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원조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의 후계자로 각광받고 있는 김정우(울산)가 광복절 새벽 밤잠을 설친 국민의 가슴을 뿌듯하게 한 대포알슈팅 하나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하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김정우는 15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16분 김두현(수원)이 내준볼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아웃프런트 슛으로 연결, 골망을 가른 것.
김동진(서울)이 홈팀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선취골을터트려김치곤(서울)의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던 '김호곤호'를 위기에서 구한 주역이라면 이날승리의수훈갑은 단연 김정우였다.
김호곤호의 장학생 중 하나인 김정우가 올림픽팀 공식경기에서 골맛을 본것은지난해 7월 14일 벌어진 PSV 에인트호벤과의 평가전 이후 처음.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막는 수비의 1차 저지선이자 공격의시발점이기도한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는 이날 지치지않는 체력을 앞세워 허리에서 공수의연결고리 역할을 다했으며 적기에 공격에 가담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김정우는 후반 15분 추가골을 뽑을 기회를 얻었으나 아크 앞쪽에서 오른발로 깔아찬 중거리슛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 필사적으로 몸을 던진 멕시코골키퍼으 손끝에 걸려 한국응원단의 탄식을 자아냈다.
넓은 시야를 갖췄고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커팅플레이에도 능한 김정우는 길고짧은 송곳패스가 일품인 선수ㆍ 다만 182cm의 좋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다소 왜소한 체격 탓에 힘에서 밀리는 것은 단점ㆍ 김정우는 김남일의 '와일드카드' 선발로 '벤치워머'로 전락할 가능성이컸지만김남일이 발등 골절로 김호곤에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선발 자리를 꿰찬 행운아ㆍ 지난 2002년 올림픽 상비군 시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성인대표팀에서 기량을 테스트받기도 했던 그는 이날 활약으로 스타탄생을 예고했으며 동시에 이날 경기를 관전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의 눈도장도 확실히 찍어 올림픽 뒤 A팀 승격도넘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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