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장을 수목원으로 가꾸자는 여론이다. 외국의 예에서도 그런 일은 흔하다. 쓰레기매립장은 20년간의 안정기간을 거쳐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오랜 세월을 기다릴 것 없이 식물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는 약 17만 5천㎡의 쓰레기매립장이 있다. 94년에 매립이 종료돼 지금까지 비어 있는 땅이다. 이곳을 계속 놀릴 것이 아니라 활용을 하자는 것이고, 골프장이나 축구연습장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20년이 지나지 않아 수용되지 않았다.
최근에 들어서 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중금속을 신통하게 잘 먹어치우는 식물도 있어서 오염된 땅을 잘 정화하고, 유해가스를 마시면 쑥쑥 잘 커는 나무도 있어서 공기정화에 유익한 식물도 있다. 쓰레기 매립장에 이런 식물들을 가꾸면 가스와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식물은 약품원료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은행나무잎을 헐값에 수입해다가 혈액순환제를 만들어 한국에 수출하면서 큰 돈을 번 일본 제약사도 있다. 식물에서 약품을 추출하는 연구가 선진국에서는 신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흘러들어간 꽃나무들이 거기서 개량되어서 한국으로 역수출되는 경우도 많다. 식물자원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은 국가들은 이렇게 남의 것 가지고 큰 이익을 획득하는 것이다.
포항 양덕동의 쓰레기매립장도 이와같은 식물자원의 보호구역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은 매우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공해를 해결하는 수목들을 심어도 좋고, 순수 한국토종을 심어 귀중자원으로 가꾸는 것도 좋고, 다양한 식물들을 모아놓은 식물박물관을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포항지역의 특징적인 나무들을 밀식해서 이팝나무숲이나 모감주나무숲을 조성해서 해마다 축제를 벌이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어가는 일도 생각해볼 일이고, 목단꽃, 작약 같은 꽃도 보고 약용도 되는 약초를 심어서 시재정에 보탬이 될 길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서 공청회를 열어 지혜를 모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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