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동국제강 김종진회장과 임직원 5명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버렸다. 경악스러운 비보가 아닐 수 없다. 한국철강의 대들보들을 잃은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다.
하늘이 시기했음인가. 이륙당시에는 이상이 없던 기상이 5분 가량 지나자 갑자기 악천후로 돌변했고, 헬기를 돌리려 하는 순간 돌연 강한 바람과 구름이 헬기를 덮쳐 바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올해 환갑을 맞는 고 김종진회장은 37년간 철강을 위해 일해온 ‘평생철강맨’이었다. 경기고, 서울공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철강업계에 투신했고, 1968년 포항제철 창립멤버로 포철에 입사, 포항제철소 부소장, 광양제철소 소장, 포철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포철 퇴임후 잠시 쉬다가 지난해 3월 동국제강 부회장에 부임했고, 3개월뒤 창업주를 뒤이어 회장이 되었다. 아직은 할 일이 많은데, 61세의 일기로 세상을 마치니 철강후배들의 애석하고 안타까운 마음은 어디 비길데가 없다.
유상부 포철회장은 추도문에서 ‘온몸에 묻어나는 모랫가루와 땀방울을 훔치면서 밤늦도록 후배들의 고충을 들어주시고 일일이 약주를 권하던 자상하고 믿음직한 형님 같으셨던 분’이라며 포철 설립당시의 그를 회고하면서 ‘열연분야의 걸어다니는 사전이라 불리셨던 출중한 기술자 김종진 회장님’이라며 그의 서거를 애통해 했다.
김회장은 기술자였을 뿐 아니라, 동국제강 회장 취임 1년만에 기업을 흑자로 돌려놓는 뛰어난 경영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경영방침은 ‘기본에 충실한 기업 조성으로 철강보국에 기여하자’‘구성원 모두는 자기분야의 최고가 되자’‘노·사는 따로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자’라는 경영방침밑에서 동국제강을 건강하게 이끌었다.
이런 김회장의 경영방침을 충실히 뒷받침하며 동국제강을 함께 이끌어왔던 7명 임원들의 서거 또한 여간 가슴아픈 참변이 아니다. 그 유가족들의 쓰린 마음을 위로하면서 뒤에 남은 후배철강인들이 그 분들의 유업을 더 훌륭히 계승하는 일만이 고인들의 희생에 값하는 길일 것이다. 이 분들의 서거를 애도하면서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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