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능을 치른 후 들리는 소리들은 한결같이 절망적이다. “이 나라에 계속 살아야 하는가” “이런 교육제도 밑에서 무슨 인재가 나올 것인가” “교육부는 학생들 상대로 너무 심한 장난을 친다” “교육제도가 제 정신 아니니 온 국민이 모두 정신을 잃고 있다”
지난해에는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다 하더니 올해는 너무 까다로워 ‘찍는 학생’이 많아 또한 변별력을 잃었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학생과 학부모들을 우롱해도 되는 것인가. 교육자원부장관 이하 입시관련 공직자들은 ‘학생 학부모 우롱죄’를 자인하고 일괄사표를 제출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수학교사인 내가 봐도 무엇을 묻는 것인지 알수 없는 문제도 많았다” 교사의 말이고, “까다로운 지문을 해독하는 일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처음부터 절망감에 싸로잡혔다” 수험생의 하소연이다.
왜 이 모양인가.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데려다가 교육자원부장관 시켜도 이보다는 잘 할 것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이 교육정책을 세워도 이보다는 나을 것같다” 택시 운전기사들이 서슴없이 내뱉는 말이다. 택시기사들은 시중의 여론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말은 그래서 신빙성이 있다.
가장 빼아픈 말은 “이런 나라에서 교육을 받아 어디에 쓸 것인가. 차라리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아프리카로 유학가도 이 나라 교육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지금은 세계화시대라 하는데, 세계화시대에는 국제무대에서 뛸 인재를 길러내야 할 것인데, 이런 정신나간 입시풍토 가지고 그런 인재 길러낼 가능성은 없지 않는가. 公敎育 장례식을 보는 것같다”
수년전부터 해외유학이 붐을 일으켰다. 고급공무원 시험을 봐서 개인의 영달을 꽤하거나 전문직종에 종사할 사람들이라면 ‘국내용 교육’에 만족하겠지만, 국제적으로 국가를 위해 활약하고자 하는 학생들이라면 서둘러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이 좋다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해에는 국내 명문대에 낙방한 학생 여러명이 미국 영국의 명문대에 당당한 입학허가를 받은 일이 있었다. 대학개방시대에 이제는 국내대학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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