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방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가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은밀히 성매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청소년이 많고 한번 빠지면 중독성이 있어 벗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컴퓨터가 문명의 이기이기는 하지만 이런 악영향도 심각한데 그 부작용에 대한 대처능력은 열악하기만 하다.
경찰에 붙잡힌 10대청소년들의 성매매 현실은 경악스럽다. 14세된 정모양은 채팅방을 통해 수개월간 100명이 넘는 남자들과 성관계를 가졌고, 2만원에서 20만원까지 화대를 받아 생활비로 쓰기도 했으며, 또 몇몇 청소년들은 여관으로 남자를 불러 나체사진을 찍은 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하거나 흉기로 협박해 2천400만원이나 뜯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 행정규제위원회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마련, 청소년 성매매범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처벌을 강화키로 했지만, 그 법이 이미 종이호랑이로 전락해가고 있다. 아직 명단이 공개된 사례가 없고, 처벌이 전보다 엄해진 것같지도 않다. “인권을 생각해야 한다” 혹은 “대가성 없이 제공된 돈이다” 등 구실을 붙여 관대하게 처벌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된 성매매 현실은 그렇게 관대히 대응할 사안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18세된 한 여학생은 학교를 중퇴한 후 일과처럼 성매매에 나섰는데,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원정’까지 하면서 불과 2~3시간만에 15만원 이상을 벌수 있었으며, 죄의식을 씻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술을 마시고, 옷이나 사치품을 구입하는데 돈을 탕진해왔다고 한다.
대구경찰청이 2001년 청소년성매매 단속현황을 발표했는데, 고교 재학생이 42%, 중학교 재학·중퇴생이 58%였다. 성매매 목적은 유흥비 마련이 79%, 생활비 마련 15%, 호기심이 5%를 차지했다. 그리고 성매매수단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이 94%나 돼 인터넷이 청소년 성관념을 망가뜨리는 원흉으로 나타났다.
지난날에는 결손가정 청소년들이 절망감이나 생활고로 성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정상가정의 자녀들도 끼어들고 있으니 문제다.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돈버는 일에 흉허물 없다는 생각이 만연한 사회분위기속에서 청소년들의 성관념도 천박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成人들이 ‘변태적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 고객이 없어진다면 청소년성매매가 기생할 곳도 없다. 사법당국의 적극적인 단속활동과 더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파멸로 몰아가는 成人에게 관용을 베풀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