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市金庫政策이 엉망이다. 한푼이라도 아껴야 할 재정형편임에도 정작 중요한 市資本의 관리·운용은 허술하다. 포항시의 방만한 정신자세와 시금고은행들의 무책임한 기업이기주의가 어우러져 시민들의 소중한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
현재 포항시민의 세금을 수납·관리할 시금고로 지정돼 있는 대구은행에 지난 2000부터 2001년까지 2년간 일반회계 3천5백억원의 수납을 맡겼고, 농협에도 같은 기간 특별회계자금 1천5백억원의 수납업무를 역시 위탁했다. 그런데 문제삼고자 하는 것은 이들 은행이 시금고로 지정된 그 자체가 아니고 이들 은행이 그처럼 막대한 시예산유치의 혜택을 누리고도 이익의 지역환원에는 너무 인색하다는 점이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4월과 11월의 해변마라톤대회와 자전거타기대회에 자전거 20여대, 올해 한민족해맞이대회때 경승용차 1대와 자전거 7대를 협찬한 것이 고작이다. 농협도 포항시공무원체육대회, 해변마라톤대회 등에 자전거 30대를 내놓은 것이 지역협력의 전부다.
이눈치 저눈치 보다가 마지못해 하는 시늉이라도 내자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나마 생색내기용 지원들도 모두 자기 은행의 홍보용 밑천으로 계산한 듯하다. 시금고은행들의 궁색한 지역협력도 문제지만 포항시의 석연찮은 태도는 더 큰 문제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보다 13억원이나 손해를 보고도 올해 또다시 2년간 계약했다는 점이다.
금융경쟁시대에 포항시가 굳이 이들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말로만 재정건전화를 외치면서‘밑빠진 독을 안고 있는 포항시’에 기꺼이 납세할 시민이 있겠는가. 누차 지적한 바 있지만 作爲的인 생산이익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손실의 방지 또한 시의 재정을 부양하는 길이다.
시금고은행 관계자가 연평균 可用잔액이 350억여원에 불과하다며 난색이지만 설득력이 없다. 포항시민이 외면하는 은행이 제 몫을 다하기는 힘들다. 받은 만큼은 아니더라도 기업윤리에 상응하는 최소한의‘기업과 지역의 이익 공유’는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시중에는 시금고자격을 갖춘 우량은행이 많다.
포항시민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은행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금유치경쟁이 치열한 때 혜택을 누리면서도 지역을 돌보지 않는 은행을 시금고로 고집할 하등의 명분이 없다고 본다. 포항시는 시민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음을 유념하고 이제라도 이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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